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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청평사제석정중수기(春川淸平寺帝釋幀重修記)」

상세정보

기문(記文)

공민왕이 그린 것이다. 조선 명종대왕 때 보우화상(普雨和尙)이 청평사제석정중수기(春川淸平寺帝釋幀重修記)나암잡저(懶庵雜著)에 이르길

천하의 물질이 비록 많아서 같지 않다 하더라도, 사람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은 조물주(造物主)도 반드시 아꼈기 때문이다. 비록 버릴 때를 당했다 하더라도 만일 신비한 것이 있으면 버리지 않는 땅에 마침내 버리지 않는다.

이 탱화는 고려 현릉(玄陵;공민왕)의 친필의 절묘한 솜씨에서 나온 것으로서, 진실로 천고에 절대적인 지극한 보배다. 그러나 산중에 노련한 안목이 없어 이것을 거두어 불좌 밑에 버려둔 채 거의 썩어 못쓰게 되어 버릴 지경에 이르렀다.

무오년(戊午年) 여름에 이() 아무개는 나라의 유명한 화가인데이 아무개는 이군오(李君吾). 나암집(懶菴集)가운데 청평사미타정중수기(淸平寺彌陀幀重修記)옛날 전하의 옛 승지(承旨) 유공(庾公)은 중조(中朝) 한 시대의 사림(詞林) 중에 중요한 존재로 타고난 너그러운 성품에 또 사륙문(四六文)의 기예에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안팎의 보호에 뜻을 오로지 하여 잠깐 나라를 다스리는 붓을 쉬었다가, 서선(西仙)⑴의 모습을 그려동방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하였다. 그런데 어떤 물건이든 저절로 신령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사람들의 그것을 귀하게 여기고 공경한 연후에 신령해지며, 또 어떤 물건이든 저절로 유행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사람들이 그것을 선택하여 쓴 연후에야 유행되는 것이다. 이 그림은 중간에 귀하게 여기는 사람을 잃고 부질없이 불탁(佛卓) 밑에 버려진 지 오래되었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지내왔는지 그 누구도 모른다. 그러다가 무오년 여름에 우리나라의 유명한 화가 이군이 절에 일이 있어 왔다가 생가지도 않았던 곳에서 이 그림을 보고 놀라 탄식하며 말하기를, ! 첨으로 천하의 절묘한 필재의 솜씨건만 어쩌다가 이런 경지에 이르렀는가. 하고는 곧 먼지를 털고 다시 손질하여 금전(金殿)에 공손히 봉안하고 사람들에게 예배하게 하였다.국왕의 어머님의 교지를 받들어 이 절에 와서 단청을 감독하다가 잠시 쉬고 있던 차에 생각지도 않게 이 그림이 탁자 아래 쳐 박혀 있는 것을 홀연히 보고 매우 놀라 탄식하며 말하기를, “참으로 세상의 신필(神筆)이거늘 알아주는 자를 만나지 못하여 헛되이 탁자 밑에 버려져 있구나. 만일 뛰어난 안목이 아니면 어찌 천필(天筆)을 알아 보겠는가하고는 곧 먼지를 털어 다시 장식해 놓고 삼가 우수향(牛首香)을 사른 뒤에 손수 금벽(金壁)에 걸어 두고 사람들을 시켜 예배하게 하였다.

삼십삼천(三十三天)의 모습들은 마치 구름 속의 가을 달을 방불케 하고, 온갖 복의 장엄한 것이 사이사이에 있는 것이 안개 속의 아름다운 산처럼 어렴풋하였다. 이에 구름도 기뻐하고 물도 좋아하며 승속(僧俗)이 어우러져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누구든지 보거나 듣는 이들은 모두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음이 없었으니, 참으로 고금에 보기 드문 훌륭한 인연이었다. 어찌 이것이 이른바 조물주께서 애석하게 생각하시어 이군(李君)으로 하여금 이 보배의 족자를 오늘날 다시 빛나게 한 것이 아니라 하겠는가. ! 아름다운 일이다

라고 하였다.

1) 서선(西仙): 부처를 이르는 말.

 

 

春川淸平寺帝釋幀重修記

亦係恭愍王所畵也, 朝鮮明宗大王時, 普雨和尙, 撰淸平寺帝釋幀重修記 {瀨庵雜著}

天下之物, 雖有萬不一, 凡爲人之所以爲貴者, 造物亦必惜之, 雖遇可棄之時, 若有神秘, 自無終棄於不捨之地, 玆畵也, 乃高麗玄陵宸翰之妙出, 誠千古絶代之至寶, 山無老眼, 捲置佛座之下, 幾致朽盡, 越戊午夏, 李某一國之名畵士也,(李某者卽李君吾也, 懶菴集中, 淸平寺彌陀幀重修記云, 昔殿前承旨庾公, 乃中朝一代詞林之重, 寄天賦之裕, 亦盡四六之藝而志專內外之護, 暫輟經國之筆, 乃繪西仙之像, 以代東人之心, , 凡物非自靈也, 必人貴而敬之然後, , 物非自行也, 必人擧而用之然後, , 是畵也, 中失貴擧之者, 空擲佛卓之下, 久矣, 曾不知其幾歲月也, 越戊午夏, 李君吾國名畵士也, 以事來寺, 得見是畵於不期之地, 乃驚歎曰, , 眞天下之妙筆, 何乃至於此極也, 卽拭塵土, 重補敬安于金殿上, 令人禮敬焉), 欽承慈旨, 來監丹雘于是寺, 休筆之餘, 忽見是畵於不圖底地, 乃喟然驚嘆曰, 眞世神筆, 不遇知者, 空擲板下, 若非頂眼, 曷識天筆, 卽拂塵重粧, 敬焚牛首, 躬掛金壁, 令人瞻禮焉, 三十三天之相像, 髣髴如雲裏之秋月, 百福莊嚴之間錯, 依俙若烟中之寶山, 於是, 雲欣水悅, 僧顚俗倒, 凡諸見聞者, 莫不興敬, 眞今所罕有之勝因緣也, 此豈非所謂造物惜之, 而使李君, 重光寶簇於今日者也, 嗚呼美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