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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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종(柳慶宗) 요선당기(邀仙堂記) 춘천읍지(春川邑誌: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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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辛亥) 봄에 나는 우대언(右代言:벼슬명)으로 부모님의 봉양을 위하여 춘천으로 벼슬을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상소하였다. 예로부터 영서에 이름난 고을로 일컬어지고 요선당 또한 고을의 아름다운 곳이다. 지난 임진(壬辰)에 왜적이 고을에 들어와 공해(公廨)와 민가를 하나같이 모두 분탕질하였는데 요선당 또한 그 재앙을 만나 함께 황폐화 되었으니 그 참혹함이 어떠했겠는가? 내가 부임하여 며칠을 옛 터를 걸어봤는데 가시덩굴과 망초대만 푸르고 기와조각만 깔려 구르고 있어서, 지난날의 화려하게 꾸며진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었으니 다만 바뀌지 않은 것이라곤 강산뿐이었다.

곧바로 부로(父老)로 옛 일에 밝은 자를 부르거나 찾아가 요선당의 시작과 끝에 대해 묻고 알았다. ! 요선은 오래되지 않았으니, 융경(隆慶) 연간에 띠풀 정자로 여기에 만들어졌으며 공()이 소요하는 장소로 삼고자 지었다. 그 후에 성의국(成義國) ()가 처음으로 그것을 확장하여 짓고 띠풀을 기와로 교체하였으나 편액을 걸지는 않았다. 심충겸(沈忠謙)에 이르러서야 단청하여 꾸미고 나서, 시를 읊조리고 요선당이란 편액을 걸었다. 불행하게도 병화(兵火)로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으니 진실로 애석하다고 하였다.

내가 한숨을 쉬며 말하기를 ()이 흥함도 운수이고 당이 폐함도 운수이다. 폐하였다가 다시 수리함도 또한 운수이다. 내가 이 고을의 수령이 되어 이에 수리하고자 모임을 가졌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마침 농사철이라 바야흐로 농사가 급하니 잠시 재워두고 일을 일으키지 않다가 팔월에 이르러서 부역을 시작하였다. 재목을 나르고 돌을 운반하는 데에 백성을 부리지 않고 관리 중에 출납하고 제대로 기록하지 않아 죄과가 있는 자들을 색출하여 경중(輕重)에 따라서 부역하게 하여, 두 달 여 만에 공사를 끝냈다. 위로 용마루를 가로 놓고 아래로 처마가 완연히 중수되어 새로우나 사치스럽지 않고 전인이 폐하지만 않는다면 후인들의 이 당을 보게 되리라.

이 당은 뒤로 봉의산이 있고 앞으로는 향노산이 있으며, 좌측으로는 대룡산이 우측으로는 추림(楸林)이 있다. 두 강물이 나뉘어 흐르다가 이르는 곳에 삼악산 우뚝 솟았고, 고산은 맑고 아름다우며 봉황대 등의 허다한 승경이 모두 이와 같이 둘러쳐져서 화려하다. 공무를 마치고 난 여가에 확 트여 멀리까지 바라보면, 강물의 흐름에 쉬고 밝은 달 맑고 깨끗하여 낭랑하게 시를 읊조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안개 낀 아침에 맑게 휘파람불며, 달뜨는 저녁에 마음 속 품은 생각을 조용히 가라앉히고 세상을 초월하여서, 홀연 황홀하게 현포(玄圃:천제가 살고 있는 곳)에 올라 봉래섬에 이르러 부구(浮丘:신선)를 읍하고 홍애(洪厓:신선)를 두드린다면 믿겠는가. 당의 맑은 경치는 신선을 맞이하기에 충분하여서 요선이라 하지 않고서는 또한 이름을 지을 수 없다. 심후(沈侯:심충겸)가 이름에 대해 설명한 뜻이 여기에 이르러 더욱 징험된다.

오호라! 옛날에 단사(丹砂)를 구하기 위해 구루(句漏:고을 이름)로 구하려 달려간 사람이 있다고 하더니, 내가 벼슬아치가 되어 산수의 깊숙한 곳인 요선의 승경을 홀로 차지한 것이 어찌 우연이겠는가! 산은 높고 빼어나며 물은 맑고 물살은 빠르며 맑고 깨끗한 기운이 아름답게 충만하며 신령한 정기가 모여들었으니, 어찌 구루에서 단사가 나오듯이 불사의 약과 장수의 먹이가 이 사이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겠는가. 내가 비결(秘訣)을 전수하여 더 이상 늙지 않고 날아다니는 신선을 맞이하여 노닐고, 밝은 달을 가슴에 안고 생을 오래도록 살려고 하니, 요선의 즐거움과 구루를 비교해 보았을 때 무엇이 나은 것인지 알지 못하겠다.

柳慶宗記 歲辛亥春 余以右代言 爲親上疏 乞養出宰于春 則古稱嶺西名府而邀仙 又府之佳處也 頃在壬辰 賊倭入府 公廨民家 一皆焚蕩 而邀仙 亦遭其禍 俱爲焦土 何其慘也 余出官數日 履及舊址 荊榛莽蒼瓦礫崢嶸 無復曩時華構而 但其不改者 江山也 卽招父老之曉古事者 訪得邀仙始末 則曰 噫 邀仙非古也 隆慶年間 創構茅亭於此 以爲公羅逍遙之所 而厥後 成侯義國 始廣其制 代茅以瓦 而扃則未也 逮至沈侯忠謙 飾以丹靑 揭以詩詠額以邀仙 而不幸兵火 竟至於此 良可惜也 余喟曰 堂之興也 數也 堂之廢也 數也 廢而重修之亦數也 則余之爲是邑 乃重修之會也 而適以農時 方急姑寢不擧 至於八月 而始役焉 輸村運石不用民力 而抄人吏之欠料納錄 罪過者 從輕重而役之 再閱月而工告訖 上棟下宇宛爾 重新不侈 前人無廢 後觀是堂也 背鳳儀 面香爐 左大龍 右楸林 至如二水之分 三岳之峙 孤山明媚 鳳凰巖▩▩ 許多森羅勝槩 皆如是乎華焉簿斂之餘 豁然遐眺 脩然 流憩朗吟乎 煙朝淸嘯乎 月夕胸衿 冲澹世超 忽怳然若登玄圃 而躡蓬島挹浮丘 而拍洪厓則信乎 堂之淸勝 足以當邀仙 非邀仙 又無以名之 沈侯說名之義 至此尤可驗也 嗚呼 古有爲丹砂而求赴句漏者 余之作宰 山水之窟 獨占邀仙之勝者 豈遇肰哉 山高而秀 水淸而駛 淸淑之氣 蜿蟺磅礴 聚精釀靈 安知有不死之藥 延㱓之餌 産於其間 如句漏之産 丹砂者乎 余將傳秘訣 駐䫋顔挾 飛仙而邀遊 抱明月而長終 則不知邀仙之樂 視句漏而孰優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