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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암집(毅菴集), 소의신편(昭義新編) - 5

상세정보

2. 『습재집(習齋集)』

습재연구소에서 국역한 국역습재선생문집을 참고하였다.

 

 

. 나라를 걱정하다[]

습재집 권1, 눈 위에 비친 달 雪月

厚雪今宵四海同 두터이 눈 내린 오늘밤 온 세상이 하나되니,

明明霽月又彎弓 밝고 맑게 개인 달은 활을 한껏 당긴 모양이구나.

天地澄然無点穢 천지가 깨끗하여 한 점의 더러움도 없어,

願圖是景獻吾忠 이 경치로 나의 충성스런 마음을 받치고 싶구나.

 

1, 창의한 여러 공들의 주장을 들었다. 복수하여 우리의 모습을 보존하고 그 일이 그렇게 되지 않게 된다면 혹 목숨을 버리는 용기로 천하의 큰 방비책이 있게 하여 칠일내복(七日來復)’의 토대로 삼던가, 혹 해외로 나가 살 곳을 옮겨 우리의 모습을 보존하고 몸을 깨끗하게 하면서 천하가 맑아지기를 기다리자는 것이다. 하나는 사나운 호랑이 같은 위청(衛靑)과 곽거병 같은 형세를 말함이고 다른 하나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의 상()인 것이다. 聞倡義諸公主張 復讐保形 及其事不諧焉 則或致死立慬 以存天下之大防 以爲七日來復之基 或越海避居 保形潔身 以竢天下之淸 一以當猛虎衛藿之勢 一以當碩果不食之象

慟哭生民有此魔 생민(生民)이 이 같은 마()가 있음을 통곡하니,

稽天洋浪甚洪河 서양의 물결 대단한 홍수와 같아 하늘까지 닿았네.

孔朱大道消容易 공자와 주자의 대도(大道)가 너무나도 쉽게 사라지며,

虞夏遺風絶奈何 요순(堯舜)의 유풍(遺風)이 끊어지니 이에 어찌하랴?

國母遭凶聞不忍 국모(國母)는 흉사(凶事)를 만났다니 차마 듣지 못하겠고,

吾君憂辱願無吪 우리 임금께서 욕을 받았으니 움직임이 없기를 원하노라.

甘心黨賊滔滔世 당적(黨賊)을 달게 받는 도도한 세상에,

砥柱諸公得義和 여러 공을 지주로 삼아 의로 단합하리라.

 

1, 한사(漢師:한양)를 지나며 228過漢師 二月二十八日

漢陽山水古如明 한양 산수(山水)는 예전처럼 밝기만 한데,

何事摧人萬里程 무슨 일로 사람을 재촉하여 만리길을 떠나게 하나?

山水有靈參造化 산수의 신령이 있어 조화(造化)에 간여하니,

倘令吾儕見昇平 우리로 하여금 태평한 세월 만나게 하시라.

 

1, 평양을 지나며 316過平壤 三月十六日

漢陽昔夜已悲吟 한양에서 며칠 전 밤에 이미 슬퍼하며 시를 짓고,

更到平壤百感侵 다시 평양에 이르니 만감(萬感)이 스며드네.

箕聖遺墟淸廟肅 기자(箕子) 성인(聖人)의 유허(遺墟)에 청묘(淸廟)가 엄숙하며,

永明前野大同深 영명(永明) 앞 들판에 대동강 유심(幽深)하다.

隻手難回三代舊 한쪽 손만으로 삼대(三代:하은주)의 구제(舊制)로 돌아가기 어렵고,

小華其奈外夷侵 소중화 그 어찌하여 외이(外夷)의 침략을 받았는가?

異日修攘知有術 다른 날 오랑캐 물리쳐 다스리는 방법 있음을 알고자 하면,

願將九法且潛心 구법(九法)을 또한 잠심(潛心)하기를 원하노라.

 

1, 안주(安州) 백상루(百祥樓)에서 삼연(三淵) 김선생(金先生)의 시에 차운하다 39 安州百祥樓次三淵金先生韻 三月十九日

東來佇立意悠悠 동쪽에서 와 우두커니 서니 생각이 끝이 없고,

勝地能令遠客留 빼어난 경치가 먼길 떠나는 나그네를 붙잡는구나.

都督府雄當大路 도독부(都督府)로는 최고니 큰 길이 마땅하고,

淸川江濶有高樓 청천강 탁 틔인 곳에 높은 누각이 있구나.

舊賦皇華風物好 옛날 내려준 황화(皇華)의 풍물은 좋았건만,

新經倭燹士民愁 새로 왜놈의 병화를 만나 백성이 근심이라.

徒椅層欄歌一曲 계단 난간에 기대어 한 곡조 노래하니,

於焉山月上簾鉤 어느새 산 위로 달이 주렴 걸이에 떠올랐네.

 

압록강가에 묵으며 327宿鴨綠江上 三月二十七日

十載漢南尙志人 십 년을 한남(漢南:한강 북쪽)에서 뜻을 숭상하던 사람이,

來賓鴨綠暮春辰 압록강에 이르니 봄 저무는 3월이라.

洪武衣冠難變意 홍무(洪武) 의관의 뜻을 바꾸기 어렵고,

殷師疆域樂生身 은사(殷師:기자)의 강역(疆域)에 이 몸 살아가면 즐거우리라.

薊北京城如矢路 계현(薊縣) 북쪽 경성(京城)으로 곧바로 가는 길이니,

遼東雲樹隔江隣 요동(遼東)의 구름과 나무는 강을 사이에 두고 있구나.

此行自是心求古 이 길은 옛 것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였는데,

何日尋訪泗水濱 어느 날에 사수(泗水) 가를 찾아 방문할까?

 

1, 팔왕동에서 추석을 맞아 시구(詩句)를 이어짓다 八旺洞秋夕聯句

遼上三年仲秋月 요동 삼 년 추석 달과,

海東萬里小華人 해동 만리의 소화인(小華人:소중화)이라. 毅菴 의암

夷獸惡氛難混迹 이수(夷獸)의 나쁜 기운에 자취를 감추기 어려우나,

皇王制度以存身 황왕(皇王) 제도를 몸에 보존하였네. 宜愼 의신

自古處難誰似者 예로부터 어려움에 처함이 누가 이러하며?

如今見復更何因 지금 양의 회복을 보려면 다시 어떻게 하랴? 의암

致來取法先誠積 장래에 법()을 취하게 하려면 먼저 성()을 쌓아야,

好使神州賁再新 신주(神州)를 크게 다시 새롭게 하기 쉬우리라. 의신

 

1, ()()의 일을 추억(追憶)하고 그 부덕함을 자송(自訟)하다 追憶慶沈事而自訟其不德

지난 정유(丁酉) 겨울에 나는 본국에 있었다. 태학교수(太學敎授) 경현수(慶賢秀)와 태학장의(太學掌議) 심의성(沈宜性)이 편지를 갖추어서 나에게 의장(義將) 민용호(閔龍鎬)의 예처럼 상소(上疏)하여 자수(自首)하기를 권하였으나, 내가 그 뜻에 부응하지 않았다. 대개 나더러 그 거의(擧義)의 연유(緣由)를 발명(發明)하게 하고자 하였다면, 우루(愚陋:습재)가 그것을 의암에게 말하지 않았어도, 의암이 이내 그것을 우루(愚陋)에게 말하였을 것이다. 군더더기의 말이 필요 없을 뿐이다. 만약 나더러 투절(渝節:변절)하고 적()에 붙어서 구차하게 용서받게 하려 하였다면, 또한 평일 적을 치고 오랑캐를 물리치며 죽어도 다른 뜻을 품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개연(慨然)해 하는 바이다. 내가 구차하게 용서를 받으려 하지 않고 불의(不義)함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뜻이나 행위가 오히려 설류(泄柳)신생(申生)의 성덕(成德)에 미치지 못할까 두려워하였다. 그리고 염치(廉恥)로 자수(自守)하고 명절(名節)로 자려(自勵)하려는 준적(準的)으로 사(:자사와 맹자)의 유법(遺法)을 효빈(效嚬)하고자 하였으나, (:주자와 송자)의 대의(大義)가 사람들에게 그 경시(輕視) 받음이 이와 같았으니, 어떻게 몸을 닦아야 이러함을 면하겠는가? 이렇다면 근심할만하다. 去丁酉歲冬 余在本國也 太學敎授慶賢秀 太學掌議沈宜性 俱以書勸余 依義將閔龍鎬例 上疏自首 余不得副其意 蓋欲使余發明其擧義之由 則愚陋乃未言之毅菴 而毅菴乃已言之愚陋也 無容更贅 若欲使余渝節附賊 得見苟容 則又非平日討賊攘夷誓死靡他之意也 然而所自慨然者 余之不欲苟容 不見不義之志行 尙恐不及於泄柳申生之成德 而廉恥自守 名節自勵之準的 反欲效嚬於思孟之遺法 朱宋之大義 宜其見時人之相輕如是也 將何修而得免此乎 是則可憂也云

痴者難忘朱宋義 어리석은 사람(습재)은 주()의 대의(大義) 잊기 어렵고,

時人不作泄申看 지금 사람은 설유(泄柳)신상(申詳)의 덕()을 보려고 하지 않네.

獸夷熾際虧廉恥 수이(獸夷)가 번성할 때 염치(廉恥)마저 이지러뜨린다면,

更以何言輔世安 다시 어떠한 말로 세상의 안녕(安寧)을 보필하랴?

 

표산 정상사가 유미(柳渼) 한기동(韓耆東) 학사를 곡()한 시에 차운하다 次杓山鄭上舍哭韓學士柳渼 耆東 韻

殷師何歲作東遊 은사(殷師:기자)는 어느 때에 동쪽에 노닐었는가?

遺此佳孫冽水洲 여기 훌륭한 후손을 열수(冽水) 가에 두시었구나.

報國精忠高一世 나라에 보답하려는 정충(精忠) 일세(一世)에 높고,

攘夷大義炳千秋 이적을 물리쳐야 한다는 대의(大義) 천추(千秋)에 빛나는구나.

于光名父公卿業 이름난 아버지 공경(公卿)의 업()으로 빛나니,

不作餘人喫著憂 나머지 사람 먹고 입음에 대해 근심하지 않게 하였네.

北闕九辭非是果 북궐(北闕)에 아홉 번 사직하여 결실을 맺지 못하고,

訃車致哭摠名流 부음(訃音)에 수레 타고 와 곡을 하니 모두가 이름 있는 무리구나.

 

韓公自乙未國家 遭亂賊讐夷罔極之禍 以後不復出仕廢冠帶 以寓枕戈之義 見著窄袖周衣者 則便目之以化夷之骨子 한공(韓公)은 을미(乙未)에 국가가 난적(亂賊)과 수이(讐夷)의 끝없는 재앙을 만나자, 이후에 다시 출사(出仕)하지 않았으며 관대(冠帶)를 하지 않았다. 무기를 베개 삼는다는 의리(義理)를 짝하여 소매가 두루 좁은 옷을 입은 자를 보면 문득 그를 오랑캐의 골자(骨子)가 되려한다고 지목하였다.

 

1, 계묘(癸卯:1903) 제석(除夕)에 지은 다섯 수 癸卯除夕五首

我朝五百歲 우리 조정 오 백년이니,

仁德厚而深 인덕(仁德)이 두텁고도 깊구나.

躑躅怪何物 서성이는 괴물 무엇이기에,

敢違上帝心 함부로 상제의 마음을 어기는가.

憂國蒙難 어려움을 만나 나라를 걱정하다.

 

2, 분발하려고 읊은 시 激昂吟

存心全性氣 마음을 보존하고 성과 기를 온전히 하며,

恭己及家邦 공손한 몸가짐을 가문(家門)과 국가로 넓히자.

宇宙乾坤事 세상만사는,

流行上下同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흘러간다네.

 

2, 강자(江字)를 얻고 지은 시 2得江字 二首

筇屐飛過鴨綠江 지팡이와 나막신으로 압록강을 날아 건너니,

守吾法服幾驚狵 우리의 법복을 지키느라 몇 번이나 삽살개를 놀래켰는가?

旅僑薊域斯何事 요동에 나그네 생활 이 무슨 일인가.

禮俗箕封乃故邦 예의의 풍속이 있는 기자의 봉역이 고향이라네.

夷獸腥羶罔有極 오랑캐와 짐승의 비린내는 끝이 없고,

唐虞精一永無雙 순의 정미하고 전일한 덕은 길이 짝할 수 없네.

掃淸海內由心正 천하를 깨끗이 쓸어냄은 마음을 바르게 함에 달렸고,

大讀詩書白日牕 시경서경을 햇볕 드는 창 아래에서 큰 소리로 낭독하네.

登山笻屐復臨江 산에 오른 지팡이와 나막신으로 다시 강을 내려다보고,

歸坐安閒見睡狵 돌아와 앉자 편안히 한가롭게 조는 삽살개를 보네.

自在浩然無別事 소요 자재하니 호연지기가 퍼져 별다른 일이 없으니,

有時忘却是他邦 이곳이 다른 나라임을 잊을 때가 있다네.

始終覆載乾坤大 시종일관 덮어주고 실어주니 하늘과 땅은 크구나.

來去光明日月雙 오고 가며 빛나고 밝으니 해와 달은 쌍이네.

心內尋常懷快足 마음 안이 일정하며 생각이 시원하여 족하고,

儀形靜正對晴牕 모습과 형체 고요하고 바라서 밝은 창을 대하네.

 

2, 손자 양백(陽白)의 화운한 시를 붙임 附孫陽白和韻

讎看玁狁憶驅時 오랑캐를 원수로 여겨 몰아낼 때를 생각하며,

罔僕斯心作薊移 오랑캐의 신하가 되지 않으려는 이 마음은 요동으로 이사왔네.

大海魚龍繁萬族 큰 바다의 물고기와 용은 수많은 종족으로 번성하고

高山樹木茂千枝 높은 산의 수목은 수많은 가지가 무성하네.

敦行務本兼書讀 도탑게 행동하고 근본에 힘쓰며 겸하여 글을 읽으며,

修己齊家始國治 수기(修己)하고 제가(齊家)해야 비로소 나라가 태평하네.

勇矣從桴今子路 용감하구려! 뗏목을 따르니 지금의 자로이며,

體勞誓不使神疲 몸은 수고로워도 맹세코 정신은 피로하게 하지 않으리라.

 

2, 시자(屎字)를 얻고 지은 시 2得屎字 二首

老當益壯不吟屎 늙을수록 더욱 씩씩해져 끙끙 앓지 않으며,

事事歸公必去私 일마다 공()으로 돌아가 반드시 사()를 제거하리라.

言語無常非志士 언어에 항상됨이 없으면 뜻있는 선비가 아니요,

步趨失愼作痴兒 걸음걸이에 신중을 잃으면 바보가 된다네.

難忘民物危窮極 백성들의 지극히 위태하고 궁박함을 잊지 말고,

須用詩書讀得孜 모름지기시서』를 부지런히 읽어야 하리라.

竚待眞龍雲雨起 진룡(眞龍)이 비구름을 타고 일어나길 기다렸다가,

快心兼濟故邦衰 쇠한 고국을 통쾌하게 구제하리라.

立志不爲老病屎 뜻을 세웠으니 노병(老病) 때문에 끙끙 앓지 않으리니,

願同天地尙無私 원컨대 하늘과 땅처럼 오직 사사로움이 없기를.

寔繁講屋窮經士 이에 강옥(講屋)에 경서를 연구하는 선비가 번성하여,

非直農家飽食兒 농가의 배불리 먹는 아이만은 아니라네.

實地踏來心慥慥 실제로 밟아 오니 마음에 딱 들어맞고,

高山仰止日孜孜 높은 산에서 우러러 사모하며 날마다 부지런히 힘 쓰네.

維新大命天生否 혁신하려는 커다란 명령을 하늘이 낳지 않았는가.

竚見其振世道衰 쇠퇴한 세상의 도가 떨쳐짐을 기다려 보리라.

 

2, 최자(榱字)를 얻고 지은 시 2得榱字 二首

叔世巍巍數尺榱 말세에 드높은 여러 자의 서까래는,

盍尊鄒聖作蓍龜 어찌 맹자를 높여 본보기로 삼지 않았는가!

違儒恭儉歸貪侮 유도의 공경 검약을 어기고 탐욕과 모욕으로 돌아가서,

從俗紛華致險危 세속의 번화함을 따라 위험에 이르렀네.

入則盡忠常作礪 들어가면 충성을 다하여 항상 숫돌이 되고,

出而敵愾或持麾 나가서는 적에게 저항하여 대장기를 붙잡네.

方召吉甫成功日 방숙과 소호와 길보처럼 공적을 이루는 날에는,

還國長時用鼓吹 고국에 돌아와 길이 개선가를 부르리라.

 

作宮上棟始持榱 집을 지을 때에는 대들보를 올려야 비로소 서까래를 지탱하고,

筮有靈蓍卜有龜 점칠 때에는 신령스러운 시초와 거북이 있네.

爲國當先崇禮讓 나라를 다스릴 때에는 마땅히 먼저 예의와 겸양을 높이며,

治心莫若愼微危 마음을 다스릴 때에는 도심과 인심을 신중히 해야 하네.

三千子服神明德 삼천의 제자가 자식처럼 신명(神明)한 덕에 복종하니,

百萬兵趨大將麾 백만의 병사가 대장의 깃발을 좇는 것과 같네.

樹立綱常爲人極 강상을 수립하여 사람의 법도로 삼고,

能令這草偃風吹 이 풀로 하여금 바람 부는 대로 눕게 하리라.

 

2, 기자(機字)를 얻고 지은 시 得機字

日夕瞻天乞好機 해 저물녘 하늘을 우러러 좋은 조짐을 기원하나니,

復吾王室得相依 우리 왕실을 회복하여 서로 의지할 수 있기를.

興周吉甫兼知道 주나라를 일으킨 길보는 겸하여 도를 알았고,

願與同功作世稀 함께 공업을 일으켜 세상의 드문 영웅이 되었으면 하네.

 

2, 공자(公字)를 얻고 지은 시 得公字

繼天立極正爲公 하늘을 이어서 기준을 세우니 바로 공평하고,

倡自中原及海東 이 외침은 중국으로부터 나와 우리나라에까지 미쳤네.

地獄荒言胡醉夢 지옥이라는 황당한 말은 어찌 술 취한 꿈 속 말이 아니겠으며,

混沌死說誤盲聾 혼돈이라는 죽은 이야기는 그릇 눈멀고 귀먹게 하는구나.

堯舜周孔信眞聖 주공공자는 참으로 진짜 성인이시니,

禮樂詩書足破蒙 서는 어리석음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리라.

洛建風振韓國久 정자와 주자가 세운 기풍이 한국을 진동한지 오래니,

麻田自直許多蓬 삼밭에는 허다한 쑥대가 저절로 곧게 자라네.

 

2, 중자(重字)를 얻고 지은 시 得重字

山海重關幾百重 산과 바다의 중첩된 관문은 몇 백이나 중첩되었는데,

西洋夷醜突然衝 추악한 서양 오랑캐가 갑자기 쳐들어 왔네.

食人猾夏無餘地 사람을 잡아먹고 화하를 어지럽혀 남은 땅이 없으니,

驅出何時快我胸 어느 때에 몰아내어 내 가슴 속을 시원하게 할까?

 

2, 계자(烓字)를 얻고 지은 시 得烓字

流離處處有炊烓 떠돌아다니는 곳마다 불을 때서 밥을 지어 먹으니,

哀我人民共手携 나를 슬퍼한 인민(人民)과 함께 손을 이끌었네.

昔則去鄕今去國 예전에는 고향을 떠났는데 지금은 나라를 떠나왔네.

旣爲行露又行泥 이미 이슬 길을 지나왔는데 또 진흙길을 걷네.

慮吾承父誠身難 내가 아버지를 이었음을 생각하니 참으로 처신하기 어렵고,

思賊傾邦怒眼迷 도적이 나라를 기울어뜨림은 생각하니 화난 눈이 아찔하네.

天借好機如意得 하늘이 좋은 때를 빌려주어 뜻대로 할 수 있게 된다면,

遏揚惡善掌中批 악을 누르고 선을 들어 올리는 일을 손바닥에서 할 수 있으리라.

 

2, 탄자(歎字)를 얻고 지은 시 得歎字

欲哭多時又發嘆 통곡하고 싶은 때가 많았고 또한 탄식을 하니.

國傾世禍不堪看 나라는 기울고 세상의 재앙을 차마 볼 수가 없네.

未復靑邱嘉社稷 청구의 아름다운 사직을 아직 회복하지 못했고,

難回三代法衣冠 옛 법도에 맞는 의관(衣冠)을 돌이키기 어렵네.

報主精忠張葛顯 주인에게 보답하는 정미한 충성심은 장량과 제갈공명이 드러냈고,

爲邦正訓孔顔完 나라를 위하는 바른 교훈은 공자와 안자가 완성시켰네.

皇天借我叙如意 하느님은 나를 빌려서 뜻대로 말하게 하셨으니,

父子君臣得共歡 아버지와 아들, 임금과 신하가 함게 기뻐하리라.

 

2, 방자(方字)를 얻고 지은 시 得方字

上帝敷仁出震方 상제가 인정을 펴기를 진방(震方:동쪽)에서부터 하였고,

光昇日月在扶桑 빛이 오르니 해와 달이 부상(扶桑:해가 떠오르는 곳)에 있다네.

放勳檀立曾同世 요임금과 단군이 등극한 시기는 일찍이 같은 시대이며,

建極箕疇足除殃 기준을 세운 기자의 봉역이니, 재앙을 제거하기 충분하네.

孝廟君臣明義大 효종대왕 시대에는 임금과 신하가 의를 크게 밝혔고,

華門師弟守經莊 화서 문하의 스승과 제자가 법도를 씩씩하게 지켰네.

中興異日咸如意 중흥하는 훗날에는 다 뜻대로 되어,

朝野安居有積倉 조정과 재야에 편안히 살며 창고에 곡식이 쌓여 있으리라

 

2, 영자(榮字)를 얻고 지은 시 得榮字

如何安富又尊榮 어찌해야 편안하고 부유하며 또한 존귀하고 영화로울까?

仁厚人君惻怛情 어질고 두터운 임금이 불쌍히 여기는 심정이라네.

安國賢先伊尹任 나라를 편안히 할 수 있는 현명한 신하는 이윤과 같은 책임이 있어야 하고,

臨民官用伯夷淸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의 쓰임으로는 백이의 청렴이 있어야 하네.

存誠始可鬼神合 존성(存誠)이라야 비로소 귀신에 부합할 수 있으며,

絜矩爲能好惡平 혈구(絜矩)로 하여야 좋아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공평하게 할 수 있네.

典禮擧焉明命討 법도와 예의를 거행하여 명토(命討)를 밝혀서,

大同吉善是元亨 온 세상을 복되고 착하게 만들어야 크게 형통하다네.

 

2, 횡자(觵字)를 얻고 지은 시 得觵字

稱我公堂以兕觵 나는 공당에서 뿔잔을 들고,

快心賀逐島夷橫 흔쾌한 마음으로 횡행하는 섬 오랑캐 몰아낸 일을 축하하리.

柱石歲長扶大厦 기둥과 초석은 해마다 길이 커다란 건물을 부지하고,

塩梅日進佐和羹 소금과 매실은 날마다 나아가서 국맛을 돕네.

治協勳華榮聖主 정치로 요순을 도우니 성스런 군주를 영광되게 하고,

俗成禮樂洽群氓 풍속으로 예악을 이루니 뭇 백성이 화합하네.

君臣父子安盤泰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자식이 태평성대를 누리면,

何日呈忠好此生 어느 날에 충심을 바쳐서 이내 삶을 아름답게 할까.

 

3,

君民履道同堯舜 임금과 백성이 도()를 행하면 요순(堯舜)의 시절과 같고,

致澤如斯立世間 은택 미침을 이것으로 하면 세간(世間)에 우뚝 서리라.

綱常昭揭同昇日 강상(綱常)을 밝게 들어올리니 떠오르는 해와 같고,

宗社存安似泰山 종사(宗社)를 편안히 모시니 태산(泰山)과 같네.

退休義在成功後 성공한 뒤에야 물러나 쉬어도 의()가 있으며,

歌舞時因敵愾還 적에 대한 분노로 적을 돌려보내야 노래하고 춤출 수 있으리라.

吉甫興周文報宋 길보(吉甫)는 주나라를 부흥시켰고 계문자(季文子)는 송()의 굴복을 알렸으니,

隨遭盡分摠身關 만남을 따라 직분을 다하는 것 모두 나의 일이네.

 

3, 정사(丁巳:1917) 칠석(七夕)에 벗 조영빈(趙永斌)영찬(永纘)의 집에서 만나 성()자를 운으로 시를 짓다 丁巳七夕 會趙友永斌纘叟家 占韻得城字

重峰夫子做干城 중봉(重峰) 선생께선 나라의 방패가 되어,

昔我先王節以旌 옛날 우리 선왕(先王)께서 절의를 정려(旌閭)하였네.

湖海西南全境帥 호해(湖海) 서남 경내(境內)를 온전히 한 장수이고,

事功七百殉忠兵 공을 세운 칠백 분은 충()을 위해 목숨 바친 병사라네.

遼陽日暮黃河遠 요양(遼陽) 땅에 날 저무니 황하(黃河)는 멀고,

溟外雲深冽水淸 바다 밖 구름은 짙으니 한강 차가우리라.

儂是王孫君忠裔 나는 왕손이고 그대는 충신의 후예이니,

中興舊主始心平 나라를 중흥시킨 후에 비로소 마음이 평안해지리.

 

四外靑山看似城 사방의 푸른 산은 성()과 같은데,

凉風七月動簾旌 칠월에 서늘한 바람이 염정(簾旌)을 흔드네.

百穀登田將養老 온갖 곡식 밭에서 익으니 나이든 이 봉양할 수 있고,

千林作柵可藏兵 무성한 숲을 목책으로 만들어 병사들을 숨길 수 있으리라.

野叟來時農談好 촌 늙은이 오는 때에 농사 이야기 나누니 좋고,

詩朋到處放歌淸 시 짓는 친구 이르는 곳마다 마음껏 노래하니 맑구나.

無麵何人憂不托 어떤 사람인들 밀가루가 없어서 반죽을 못할까 근심하랴?

今朝盛設若昇平 오늘 아침 풍성하게 차리니 태평한 세상 같구나.

 

요동에서 병진(丙辰:1916) 제석(除夕)8수를 짓다 遼上丙辰除夕 八首

天地羣生安位育 천지는 뭇 생명을 제자리서 안락하게 기르고,

唐虞世遠復難看 요순시대 멀어서 다시 보기 어렵네.

王佐何時逢義主 왕을 도울만한 재주 언제 의()로운 주인 만나,

文武成康萬世歡 문무(文武)로 편안함 이루어 오랜 세월 기쁘게 할 것인가?

 

皇明禮樂朝鮮國 황명(皇明:())의 예악(禮樂) 계승한 조선(朝鮮)이라,

北虜當時守冕裳 북쪽 오랑캐 침범(병자호란)할 때에도 우리의 의복을 지켜왔네.

日醜西鬼何怪惡 일본 놈과 서양 오랑캐 어찌나 괴이하고 악한지,

願天復我舊君綱 바라건대 하늘은 우리의 옛 강상(綱常)을 회복시켜 주소서.

孔朱正學師千古 공자와 주자의 바른 학문 천고(千古)의 사표이니,

傳在吾東退栗尤 우리 나라 퇴계율곡우암에 전하여 있네.

華省二翁誠有事 화서성재 두 분께서 정성으로 업()으로 삼으셨고,

敢忘傳習一生憂 전해 받아 익히려는 일생(一生)의 근심 함부로 잊으랴!

 

王子王孫忠孝世 왕자와 왕손의 충효(忠孝) 대대로 이어지니,

先王列聖累仁餘 선왕과 열성의 쌓은 인()이 많았음이라.

逮吾父母多休德 많은 아름다운 덕이 나의 부모에게까지 미쳤으니,

陵墓難忘憶厥初 그 처음을 생각하니 선조(陵墓)를 잊기 어렵구나.

同堂族戚留鄕國 할아버지를 같이 하는 친척 조국에 남아 있어,

存沒饑寒久不聞 살았는지 죽었는지 추위 속에 굶주리는지 오랫동안 소식 듣지 못했네.

但願伴春還好日 단지 바라건대 봄을 짝하여 돌아가는 좋은 날,

共逢世泰守人文 함께 태평한 세월을 만나 인문(人文:사람의 도리)을 지키고 싶네.

 

道義明崇羣士友 도의(道義)를 밝히며 숭상하는 여러 선비 우애로우니,

居同讎敵豈初心 원수와 함께 살아감이 어찌 처음의 마음이랴?

緇冠濶袖斯存體 치포관(緇布冠)과 폭 넓은 소매 이것으로 몸을 보존하나,

臣僕何堪日益深 신복(臣僕)이 어찌 날마다 어려워짐을 견디어내랴.

千萬同胞居本國 천만 동포 본국(本國)에 사니,

先王厚澤正難忘 선왕(先王)의 두터운 은택 잊기 어려우리라.

爲夷代獸人倫滅 오랑캐 되었다가 짐승이 되어 인륜(人倫)은 사라졌으니,

賴孰生靈復古常 누구에게 의지하여 생령(生靈:백성) 옛 강상(綱常)을 회복하랴?

 

畏天有命悲人困 천명(天命)을 두려워하며 백성들의 곤경을 슬퍼하니,

自古仁賢有此心 예로부터 어질고 현명한 자는 이 마음이 있었네.

位育中和由積德 천지가 제자리를 얻고 만물을 생육시키는 중화(中和)는 덕을 쌓음에 있고,

行藏在我舊如今 행장(行藏)이 나에게 달려 있음은 옛날과 지금이 같네.

 

3, 변란을 만나 바로 짓다 遭變卽題

大中華作大民國 대중화(大中華)는 큰 백성의 나라(중국)에서 일으켰고,

小中華作小民國 소중화(小中華)는 작은 백성의 나라(조선)에서 일으켰구나.

文武境添一層穢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이 다스리던 땅에 더러움을 더하니,

有一老夫又慟哭 한 노인이 있어 또 통곡하노라.

 

3, 만주(晩籌) ()씨 집에서 이틀 밤을 묵다 信宿晩籌尹友家

異域同隣難忘義 이역 땅에서 함께 이웃하고 있으니 의로움 잊기 어려운데,

我行暫逐雪寒風 나의 발걸음 잠시 눈 내리는 차가운 바람에 떠밀려왔네.

遼陽苦客知何來 요양(遼陽)의 괴로운 나그네 어디서 왔음을 아는가?

罔僕精忠自海東 의지할 곳 없는 나는 순수한 충성으로 조선에서 왔구나.

 

3, 임술(壬戌) 추석(秋夕) 壬戌秋夕

萬念徘徊鴨水風 압록강 바람 속에 서성거리며 온갖 생각 잠겨 있는데,

明明月上海之東 밝고 밝은 달 바다 동쪽에서 떠오르네.

太公創業無雙勇 태공(太公)이 창업(創業)한 용기는 견줄 사람 없고,

吉甫中興第一功 길보(吉甫)가 나라를 중흥시킴 제일 큰공이구나.

宗聖得師傳習盛 종성(宗聖)이 스승을 만나서 전수 받아 익힘이 성대하였고,

晦翁成孝志承隆 회옹(晦翁)은 효를 이루니 뜻을 계승함이 성하구나.

憂心不掇怊然立 근심하는 마음 거두지 못하고 슬프게 서 있으니,

百事全非往古同 모든 일 전혀 옛날과 같지 않네.

 

4, 충성을 생각하며 읊조림 忠思吟

有明海左朝鮮國 명나라 바다 건너 조선국(朝鮮國),

禮樂爲治五百年 예악(禮樂)으로 오백 년을 다스렸네.

義主何時生我力 의로운 임금은 어느 때 우리의 힘을 길러내서,

中興宗社萬千年 종묘사직을 중흥시켜 만 천년 이어갈까?

 

4, 순보(順甫) 이제두(李齊杜)에게 삼가 화답함 호 홍재(鴻齋) 奉和李順甫 齊杜 號鴻齋

龍崗鳳峀讀書樓 용강(龍崗) 봉수(鳳峀)에서 독서(讀書)하던 집안으로,

故國來人也帶愁 고국(故國)에서 찾아오니 <나라를> 근심함이 있네.

匪躬蹇蹇曾聞語 자신을 돌보지 않고 애썼다고 일찍이 이야기 들었는데,

今日相逢少與儔 오늘 서로 만나니 젊지만 벗이 될 만하네.

 

寒後千門萬戶 어려움 겪고서 천문만호(千門萬戶:국가 문호) 열리자,

伊人竚聽地雷來 이 사람 우두커니 지뢰(地雷)소리 듣기를 기다렸구나.

天生男子匪無用 하늘이 사내 대장부를 낳음에 소용이 없지 않으니,

得意之時可盡才 뜻을 얻었을 때 재주를 다하리라.

 

4, 도체(道體)가 천지를 가득 채우고 고금(古今)을 꿰뚫고 있다는 생각을 우연히 느낌 偶感道體充塞天地貫徹古今意思

古今只一貫 고금(古今)에 일관(一貫)하며,

正大盈天地 정대(正大)하여 천지에 가득하네.

惻隱滿腔子 측은지심(惻隱之心) 가슴속 가득하니,

動靜無他事 동정(動靜)에 별도로 일 삼을 것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