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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암집(毅菴集), 소의신편(昭義新編)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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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암집35, 캄캄한 방에서의 분한 담론[漆室憤談]중에서

진실로 잠시라도 죽지 않기를 원하여서 상하가 거사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적()이 망하고 나라는 존속한다오. 만약 상하가 거사하는 일이 없게 되어 반드시 나라는 오랑캐가 되어 망하고 사람은 짐승이 되어 죽게 된다면 나는 장차 천하의 심산(深山)을 구하고 천하의 밀림(密林)을 찾아서 동지(同志)들을 이끌고 갈 것이오. 성인의 책을 읽고 화제(華制)를 지키며 자신에게 있는 도를 옳게 여길 것이오. 이렇게 할 수 없다면 동해 바닷물 속에 뛰어 들어가 죽는 것이 나을 것이오. 혜진 작은 상자에 칼이 있다면 스스로 목 베어 죽을 수도 있다오. 결단코 원수 같은 적()들과는 함께 살지 않을 것이오

誠願須臾無死 以見上下之有事而賊亡國存也 若上下無事 必至國夷而亡 人獸而死 則吾將求天下之深山 尋天下之密林 携同志而去焉 讀聖書守華制 善道於其身 此不得則東海有水 可以蹈而死矣 弊匣有劒 可以刎而死矣 决不與讎賊並生也

 

 『의암집​ 36, 의병규칙(義兵規則)중에서

원수 같은 오랑캐의 화가 극심하여 삼천리 문명의 강역을 잃게 되었고 오백년 성신(聖神)의 종사(宗社)가 무너지게 되었으며, 수천만 년 예의의 인종이 장차 진멸(盡滅)하게 되어 가정마다 오랜 세대 동안 존중하던 분묘(墳墓)가 장차 모두 파헤쳐질 것이다. 이와 같은 큰 변고를 당할 것이니, 어찌 손을 묶고 아무 일을 하지 않겠는가? 본국에 있으면서 할 일이 없다면 부중지어(釜中之魚)와 궤상지육(机上之肉)이고, 또한 며칠 목숨을 연명하여 타국에 살면서 할 일이 없다면 뿌리 잘린 나무와 근원이 끊어진 물이니, 어찌 끝내 생명을 보존할 수 있겠는가? 이미 살 희망이 없으니, 어찌 죽을 마음이 없겠는가? 살고 죽는 것이 명에 달려 있으니, 의거(義擧)는 행해야 한다. 지금 이 의거는 만고의 대의(大義)이고 천하의 대사(大事)이니, 죽어도 절의(節義)가 드러나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모두 한 번 죽는데, 이 죽음은 누구에게도 영광이고 살아도 성공하는 것이다. 사람은 오직 일생(一生)일 뿐인데, 이 삶은 누구에게도 장한 것이지만 사람마다 각기 죽고 사는 것을 생각하지 말고 대의와 대사의 일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

讐夷禍極 三千里文明疆域見失 五百年 聖神宗社見覆 數千萬禮義人種 見將盡滅 家家累世尊重邱墓 見將盡掘 卽當如此大變 豈宜束手無事 在本國而無事焉 則釜中之魚 机上之肉 幾日延生 居他國而無事焉 則根斷之木 源絶之水 豈終保生 旣無生望 盍辦死心 生死以之 爲此義擧 今此義擧 萬古大義 天下大事 死而著節耶 人皆一死 此死孰榮 生而成功耶 人惟一生 此生孰壯 人人宜各置死生於度外 準完大義大事事

 

 『의암집36, 의병규칙(義兵規則)중에서

저들 적()의 형세가 강해서 대적(對敵)하기가 쉽지 않으니 어찌하여 나의 한 마음과 힘으로만 할 수 있겠는가? 두 사람이 같은 마음이면 그 예리함이 쇠를 절단하는 데, 하물며 천인동심(千人同心)과 만인동심(萬人同心)이겠는가? 온 나라의 사람들이 동심하기에 이르면 어찌 대적하지 못함을 근심하겠는가? 공적인 것은 하나이고 사적인 것은 각양각색으로 다른데 지금 대사를 일으키려고 해도 사소한 사의(私意)를 품고 있어서 한결같이 일을 실패하게 되니, 과연 어찌되겠는가? 호월(胡越)이 같은 배를 탔을 때에 태풍을 만나자 좌우의 손같이 서로 구조하였는데, 지금 온 나라의 동포가 함께 위급한 화를 만났는데도 한 마음으로 힘을 다하여 서로 구원하지 않고 그 화를 달게 초래하였으니, 과연 어찌 되겠는가? 원수를 갚고 나라를 회복하려면 함께 의리를 같이해야 하는데, 이 같은 의리가 한결같지 않으니 어찌하겠는가? 한결같지 않음이 있다는 것은 의리가 아직 견고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성을 다하면[至誠] 신을 감동시키고 돌을 뚫는다고 하였는데, 만약 정성에 도달하였다면 어찌 한결같지 아니함이 있겠는가? 한결같지 않음이 있다는 것은 정성을 아직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늘이 용서하고, 바다가 포용하는데, 본인의 도량이 어찌 한결같지 않음이 있겠는가? 한결같지 않음이 있다는 것은 도량이 넓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일은 오직 하나가 되면 대사(大事)를 이룰 수 있으니, 요컨대 하나로 되어야 대사를 이룰 수 있다. 대의리(大義理)를 확고하게 잡고 대정성(大精誠)을 모조리 사용하며 대도량(大道量)을 마음껏 넓혀야 한다. 이와 같이 한 연후에야 일의 성취가 있을 것이니, 거의(擧義)하는 동포들은 각기 이 일에 힘써야 한다.

彼賊勢強 抵敵曷以 在吾一心力而已 二人同心 其利斷金 况乎千人同心 萬人同心 以至一國之人同心 何患不抵敵 公則一 私則萬殊 今擧大事 而有懷些少私意 以害一而敗事 果何如 胡越人同舟 遇風則相救如左右手 今一邦同胞 同遭急禍 有不相救致一心力 而甘速其禍則果何如 報讎復國 共同義理 斯同義理 何有不一 有不一者 義理未確也 感神透石 以到精誠 若到精誠 何有不一 有不一者 精誠未盡也 天容海涵 本人度量 何有不一 有不一者 度量不恢也 今日之事 惟有一大事可成 要有一以成大事 須是執確大義理 用盡大精誠 恢張大度量 如此然後力有事在 凡擧義同胞 宜各勉旃事

 

 『의암집 36, 의병규칙(義兵規則)중에서

신의(信義)를 근본으로 해야 한다. 신의는 무릇 사람을 사귀고 일을 처결하는 대도(大道)가 되며 군중(軍中)에서는 더욱 신의를 근본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 신의를 근본으로 하면 사람이 의심하여 배반하는 일이 없을 것이고, 일에는 졸라매거나 잘못되는 것이 없을 것이다. 신의를 근본으로 하지 않으면 반대가 되어 병사가 복종하지 않고 기만하게 되는데, 이를 대적병(對敵兵)이라 부른다. 만약 우리 군대와 의()를 같이하는 다른 진영(陣營)이 서로 함께할 때 복종하지 않고 기만한다면 어찌하는 것이 좋겠는가? 신의로써 문제를 드러내놓고 의견을 하나로 통합하여 안팎을 통하게 하면 군중대도(軍中大道)로 일을 이루게 된다.

主信義 信義爲凡接人處事之大道 軍中尤不可以不爲主信義 爲主則人無疑貳 事無繆妄 不主則反是 有云兵不厭詐 對敵兵之謂也 若於吾軍及同義他陣相與之際 有不厭詐 如何其可 須是以信義著題目 貫始終徹內外 爲作軍中大道事

 

 『의암집 36, 의병규칙(義兵規則)중에서

의병은 하나같이 보살피고 두루 화합하며 멀든 가깝든 크든 작든 친소우열(親疎優劣)에 상관없이 의()를 같이하고 목적을 같이한다. 애초에는 분별하지 않았으니, 멀어서 힘을 떨칠 수 없고 가깝다고 반드시 심한 근심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작으면 적의 기세를 분산시키지 못하고 커도 홀로는 지탱할 수 없다. 이는 한 가정의 형제가 친애(親愛)하고 능히 돈독하면 일신(一身)의 살갗이 아픔과 가려움이 함께 닥치는 것과 같다. 급한 일이 있으면 서로 알리고 좋은 일이 있으면 서로 추천하며, 소리를 내면 서로 호응하는 정()을 가지고 있어 서로 믿으면서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가 되면 마침내 성공한다. 하나가 되려고 한다면 하나의 폐단이라도 없애고 이를 개혁하기를 구해야만 한다.

凡義兵一視普和 遠近大小 無親疎優劣 同義同的 初不當分別 又况遠不能振力 近必有甚憂 小不分賊勢 大無以獨支 是宜如一家兄弟 親愛克篤 一身肥膚 痛癢與切 有急相赴 有好相推 有聲相應 有情相孚 期於致一 一乃成功 欲其致一 宜求不一弊端以革之

 

 『의암집 36, 의병규칙(義兵規則)중에서

의병이 소유해야 될 것은 첫째는 사람이요 둘째는 재물이며 셋째는 병기이다. 인심이 하나로 합해져야 후사(後事)가 성공하는데, 재물과 병기가 균일(均一)하지 못하니 성공이 있겠는가? 만약 우리는 재물이 풍부하고 저들은 부족하다고 하여 저들은 모두 부족해서 대패하고 우리는 풍요해서 성공하겠는가? 병기는 우리가 예리하고 저들은 무디다고 하여 저들은 모두 무딘 것으로 대패하고 우리는 오직 날카로운 것으로 성공한다고 하겠는가? 행하지 않으면 일은 곧 그칠 것이요 행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義兵之有爲 曰人曰財曰兵器而已 人心合一而後事有成功 則財與兵器獨不均一而後事有成功乎 財有我饒彼乏 彼皆以乏而敗績 我獨以饒而成功乎 兵器有我利彼鈍 彼皆以鈍而敗績 我獨以利而成功乎 不爲事則已 爲則必要成功

 

 『의암집 36, 의병규칙(義兵規則)중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온 나라 사람이 모두 일어나 형세를 왕성하게 하는 것이다. 이 형세를 이루려면 뿌리를 견고하게 하여 점차 지엽에 도달하는 묘책을 찾아야 한다. 이 형세를 유지하려면 종횡으로 사리를 펼치고 행하는 법을 찾아야 한다.

今要一國盡起 成勢張旺 其致此勢 在乎固根達枝次第之妙 其持此勢 在乎布經行緯縱橫之法

 

 『의암집 36, 의병규칙(義兵規則)중에서

오늘날 의()와 의체(義諦)를 가지고 시작할 생각은 하지 않고 끝만 중요하게 여긴다. 끝을 생각해보면 시작이 있다. 일을 일으켜 모두 우단(友壇)에 힘쓰고 아픔을 참고 원통함을 머금고 그 충성에 의지하며, 국궁진췌(鞠躬盡悴)하여 그 뜻을 맹세해야 한다. 삶은 없고 죽음만이 있다는 각오로 그 기운을 떨치고 일을 이루기 위해 왕실과 서로 힘을 합해야 한다. 예의를 더욱 숭상하여 그 근본을 견고히 하고 정형(政刑)을 능히 밝혀서 형국을 정돈하고 무비(武備)를 크게 강구하여 그 형세를 장대하게 해야 한다. 시작을 잘해야 끝이 좋다. ()는 천하를 움직이고 공로는 만세사(萬世事)를 빛낼 것이다.

今日持義義諦 可不慮始而要終 念終于有始 擧事而胥勖友壇 忍痛含寃以仗其忠 鞠躬盡悴以誓其志 有死無生以厲其氣 成事而戮力 王室 益崇禮義以固其本 克明政刑以整其局 大講武備以壯其勢 善始善終 義動天下 功光萬世事

 

 『의암집 36, 관일약약속(貫一約約束)중에서

지금 만고천하에 없던 대화를 당하여 나라는 망하고 도는 없어졌으며, 몸은 보존되지 못하고 사람들도 진멸(盡滅)되었으니, 관일약(貫一約)을 만든다. 관일약에는 네 개의 목적이 있으니,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도를 사랑하는 마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관일약의 요지는 사애(四愛)를 마음에 두고 하나로 이를 꿰뚫는 것이며, 수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같이하여 하나로 이를 꿰뚫는 것이다. 관일약에는 실천이 있으니, 정성을 모아 쇠를 자르고 돌을 뚫는 것이다. 이미 관일약을 만들었으니, 그 목적을 다하고 그 요지를 다하며 그 실천을 지극히 하여 대화(大禍)를 면하길 기약한다.

今當萬古天下所無之大禍 至於國亡道蔑 身不保而人盡滅 立此貫一約 約有目 曰愛國心 愛道心 愛身心 愛人心 約有要 曰心乎四愛 貫以一之 衆萬同心 貫以一之 約有實 曰會精團誠 斷金透石 旣立約 有以盡其目致其要極其實 期免大禍事

 

 『의암집 36, 관일약약속(貫一約約束)중에서

그 요지를 다한다는 것으로 네 가지가 모두 반드시 사랑하는 바가 있어야지 팽팽하거나 느슨함이 있을 수 없고 온 나라가 모두 사랑하는 바, 마음이 각각 달라질 수 없다. 사랑에 팽팽함과 느슨함이 있으면 하나로 꿰뚫지 못한다. 사랑을 하나로 이루지 못하면 마음은 각양각색으로 달라져서 하나로 꿰뚫지 못하면 만 가지라도 형세를 이루지 못한다. 그러므로 하나가 중요한 것이 된다. 이렇게 중요한 것을 이루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실천을 다해야 한다고 한 것은 하나로 이를 꿰뚫는다는 것으로 요지를 가지고 사랑을 이루고 형세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순수한 마음을 갖지 않고 충실한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일은 실천할 수 가없다. 순수하지 않으면 뒤섞이고 충실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텅 비게 되니, 잡란(雜亂)하고 허위(虛僞)한데 일을 이룰 수 있겠는가? 일관한다는 것은 정신(精神)을 한데 모으고 조금이라도 뒤섞이지 말아야 그 정성으로 하나로 뭉치고 조금이라도 거짓이 없어야 모인 무리들이 정순(精純)하여 예리함은 쇠를 자를 정도로 단단하고 만의 하나라도 진실 되면 단합을 이루며, 기세는 돌을 뚫을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다. 이와 같은 연후에야 일이 이루어질 수 있어서 이것이 반드시 그 극()을 사용한 까닭이다. 오늘날에 이 관일약이 없을 수 없고 이미 약속한 것이다. 반드시 이와 같이하여야 마침내 마땅하다.

其有以致其要者 四者均所須愛 不可有緊緩 一國均所愛 心不可以各殊 愛有緊緩 不貫乎一 一不遂愛 心各萬殊 不貫乎一 萬不成勢 故一爲要 于是之要 其可不致乎 其有以極其實者 貫以一之 以要遂愛而成勢也 不以純心 不以實心 實無事在 不純則雜 不實則虛 雜亂虛僞 其可濟事乎 須是聚會其精 毋或有雜 一團其誠 毋或有僞 衆精所會 利可斷金之剛 萬誠成團 勢可透石之堅 如此然後事可得濟 所以于是必用其極也 盖當今日 不可無是約 旣約矣 必如是乃宜事

 

 『의암집​ 36, 관일약약속(貫一約約束)중에서

약사(約事)의 요점(要點)은 공정(公正) 두 글자보다 뛰어난 것이 없다. 나라를 사랑한다고 하면 반드시 정()으로 사랑해야 하고 도를 사랑한다고 하면 도를 반드시 정()으로 사랑해야 하며, 자신을 사랑한다고 하면 자신을 반드시 정으로 사랑해야 한다. 남을 사랑한다함은 남을 반드시 정으로 사랑해야 한다. 만약 정으로 하지 아니하면 나라는 중화를 숭상하고 예의를 숭상하는 것을 버리는 것을 나라로 여기는 까닭에 토강(土疆)을 존속하는데 그치고, ()는 강상(綱常)과 인의(仁義)를 버리는 것을 도()로 여기는 까닭에 도리어 사음(邪淫)을 향한다. 자신은 선신(善信)과 법도(法度)를 버리는 것을 자신으로 여기는 까닭에 겨우 몸만을 보존할 뿐이다. 사람이 정대(正大)와 귀현(貴顯)을 버리는 것을 사람으로 여기는 까닭에 금수(禽獸)같은 데에 빠지게 한다. 이와 같이 하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니, 어찌 사랑이라 말하겠는가? 오늘날의 화()는 다름이 아니고 우선 그 정()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금 화를 면하려고 하나 정을 가지고 아니 하면 마치 불로 불을 구원하는 것과 같아서 화는 더욱 화를 더할 것이니 면할 수 있겠는가?

約事要不出公正二字 盖曰愛國 愛國必以正 曰愛道 愛道必以正 曰愛身 愛身必以正 曰愛人 愛人必以正 如不以正 國棄崇華尙禮之所以爲國而止存土疆 道棄綱常仁義之所以爲道而反趨邪淫 身棄善信法度之所以爲身而僅保軀殼 人棄正大貴顯之所以爲人而使陷禽獸 如是而曰愛之 豈愛之云乎 今日之禍無他 先失其正而已 今求免禍而不以正 則如以火救火 禍益添禍 其得免乎

 

 『의암집 36, 관일약약속(貫一約約束)중에서

오늘날 대화(大禍)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장차 어찌하면 화를 면하겠는가? 전국의 인심이 하나로 꿰뚫어지지 못하니, 그들을 하나로 꿰뚫을 수 있으려면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스스로 이루지 못한다. 관일약을 확립하면 가망(可望)이 있기에 관일약을 그만두게 할 수 없다. 결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 처지에 관일약을 확립하려고 만약 엎드러지고 자빠지며 유랑하고 떠돌아다니는 자취가 어려움과 위험의 형세라면 그 어찌 행하기 쉽겠는가? 일은 그만 둘 수 없는데, 형세가 행하기에 어려우니 이것을 장차 어찌하겠는가? 다른 방법이 없다. 나의 정의(正義)를 잡고 나의 지성(至誠)을 다하여 내가 움직이지 못한 것을 흔들고 내가 빼앗지 못한 것을 어지럽힐 뿐이다. 아직 흐르는 샘물이 되지 못했을 뿐이다. 흐르는 샘물이 된다면 여러 겹의 험로(險路)를 통과하여 반드시 웅덩이를 채우고 바다에 이르게 될 것이다. 아직 견고한 뿌리가 되지 못했을 뿐이다. 견고한 뿌리가 된다면 많은 영겁(永劫)을 겪으며 오다가 마침내 한 아름의 나무가 되어 구름을 침범할 것이다. 안으로는 통박(痛迫)하고 근심하는 마음을 더욱 돈독하게 하고 밖으로는 부지런히 힘쓰고 발분(發奮)하는 기운을 더욱 확장해야 한다. 만약 믿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나의 작은 단심(丹心)이 대답할 것이다. 만약 도리가 없다.고 한다면 저들 위의 창공을 보며 의심하지 않고 두 마음을 품지 않으며 모두 능히 일을 끝내는데 힘써야 한다.

今日大禍不之有免 其將奈何免禍 全國人心不之貫一 其有可得貫一 非空自致不之 立約其有可望 約之不可以已也决矣 然此地立約 以若顚沛漂泊之蹤 艱難危險之勢 其何可以易爲 事不可已 勢難可爲 是將如之何如之何哉 無他 執吾正義 竭吾至誠 搖吾不動 亂吾不奪而已 未爲活泉耳 有爲活泉則經透重險 必見盈科而於海也 未爲固根耳 有爲固根則閱歷衆劫 乃至合抱而干雲也 內而彌篤痛迫憂惕之心 外而益張刻勵奮發之氣 如曰未信 質吾寸丹 如曰無理 視彼上蒼 勿疑勿貳 胥勖克終事

 

 『의암집 36, 관일약약속(貫一約約束)중에서

관일약에 그 목적을 다한다는 것에는 나라와 도와 자신과 남이 있으니, 하나라도 빠지면 다할 수 없다. 나라가 없는데 도가 있거나 자신이 있거나 남이 있을 수 없고, 도가 없는데 나라가 있거나 자신이 있거나 남이 있을 수 없다. 자신이 있어야 나라를 부지하고 도를 존속시키며 남도 살릴 수 있다. 사람과 나라가 있어야 부지할 수 있고 도를 존속시킬 수 있으며, 자신을 보존할 수 있다. 이것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約有以盡其目者 國也道也身也人也 闕一不得 蓋無無國而有道有身有人 無無道而有國有身有人 有身有可以扶國存道活人 有人國亦可以得扶 道亦可以得存 身亦可以得保 于是其可不盡乎

 

 『의암집 36 의무유통(義務有統)중에서

오백년 신성한 종사(宗社)가 오늘에 이르러 망함에 이르렀고 삼천리 문명 강역이 모두 잃게 되었으며 예()의 인류가 진멸(盡滅)하기에 이르렀다. 원통하도다! 도맥(道脈)을 붙잡지 않을 수 없고 강역(彊域)를 보존치 않을 수 없으며 인류를 구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는 바로 만고(萬古)의 대의(大義)이고 천하의 대사(大事)이다. 대의를 펴고 대사를 이룸이 단지 우리 동료 의인(義人)의 일심진력(一心盡力)에 있을 따름이다.

무릇 우리 동의인(同義人 : 十三道義軍)들은 반드시 일심전력하여 의를 펴고 사()를 이루어 스스로 크게 성공을 이룰 것이며, 만약 마음에 힘을 다하고자 하는 심력(心力)이 모자라면 의사(義事)는 괴패(壞敗)하고 스스로는 낭패(狼狽)할 것이다. 이에 마땅히 모두 면려(勉勵)할 지어다.

五百年 聖神宗社 今見其垂亡矣 三千里文明疆域 今見其全失矣 數千萬禮義人類 今見其盡滅矣 痛矣寃矣 道脉不可以不扶 宗社不可以不存 疆域不可以不保 人類不可以不救 是其義萬古大義 是其事天下大事 伸大義濟大事 不佞何及焉 只在我同義之一心盡力耳 凡我同義之人 須一心盡力 伸義濟事 使已立大功 使不佞與有光焉 若心有不一 力有不盡 壞義敗事 使已致狼狽 使不佞益加罪焉 宜各勉旃

 

 『의암집 36, 의를 같이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警告同義]중에서

오늘날에 우리들이 의지하려는 의()는 천만년 화하(華夏)의 법제(法制)를 보호하려는 것이 아닙니까? 하늘이 내려준 삼천 리 강토(疆土)를 회복하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주신 오백년 종사(宗社)를 부지하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천만 예의(禮義)의 인류(人類)를 구원하려는 것이 아닙니까? 의는 진실로 위대합니다. 일이 이루어지면 대의에 살았으니, 삶이 더욱 영광스러울 것이고, 일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대의에 죽었으니, 죽음도 또한 낭패는 아닐 것입니다. 허다한 사람이 살고 허다한 사람이 죽지만 대의에 살고 죽는 것도 또한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날에 우리들은 어찌 다른 마음이 있겠습니까?

今日吾儕所仗之義 非爲保千萬年華夏法制也乎 非爲復三千里天封疆土也乎 非爲扶五百年 聖神宗社也乎 非爲救二千萬禮義人類也乎 其義也誠大矣 事成耶 生於大義 生孰榮焉 事不成耶 死於大義 死亦非狼狽矣 許多人生 許多人死 生死於大義亦難矣 今日吾儕豈有他心哉

 

 『의암집 36, 약중에 제현들에게 고하는 글[書告約中諸賢]중에서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대사를 행하고 있다. 일의 성패는 다름이 아니라 인심의 향방에 달려 있으니 합하고 흩어지는데 성패가 있다. 인심이 합하지 않았는데도 일이 이루어진다면, 천하에는 이러한 이치가 없다. 작은 것이라도 인내하지 못하면 대모(大謀)를 어지럽히고 작은 이익이라도 보려고 한다면 대사(大事)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自古及今 有爲大事 事之成敗無他 在乎人心之向 背合散而已 不令人心向合而事成 天下無是理 小不忍則亂大謀 見小利則大事不成

 

 『의암집36, 약중에 제현들에게 고하는 글[書告約中諸賢]중에서

우리가 행하는 것이 비록 능히 할 수 없다고 말할지라도 공명을 배울 뿐이지, 다른 방도는 없다. 지금 공명을 배우려고 한다면 논할 것도 없이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 내 인격이 공명에 미치지 못하기에 합중(合衆)하여 공명의 만분지일이라도 감당하려고 관일약을 마련하였던 것이다. ()은 하나로 꿰뚫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마음이 하나로 꿰뚫지 못하고 일도 하나로 꿰뚫지 못한데다 각기 마음 품은 일이 있고 각기 모의한 일이 있으니, 어찌 관일약을 사용하여 행하겠는가? 오늘날의 일은 첫째도 관일약이요 둘째도 관일약이다. 오늘날에 해야 될 일에도 첫째는 관일약을 따르는 것이요 둘째도 관일약을 따르는 것일 뿐이다.

在我所爲 雖曰未能 學孔明而已 無他道也 今欲學孔明 而無論我與人 人格不及 故欲合衆以當孔明之萬一 所以設貫一約也 約曰貫一 而心不貫一 事不貫一 各有做心 各有謀事 焉用約爲哉 今日事 一則貫一約 二則貫一約 今日爲事 一則如約 二則如約而已

 

 『의암집​ 36, 의사에 필요한 것[義事有要]중에서

병사(兵事)는 진실로 일으키기가 어렵지만, 흥병(興兵)은 어려운 것이 아니고 제병(濟兵)이 어려우며, 해병(解兵)이 더욱 어렵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것은 제병(制兵)이다. 병사를 제어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혹은 어렵지 않기도 하다. 병사에 통제가 없으면 어지러워지고 군기의 문란은 장수에게 있으니, 장수가 어지럽히면 통제할 자가 있어야 반드시 통제가 되는데 그에 합당한 사람을 얻어야 마침내 가능하다. 오늘날의 일은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兵固難興 興兵非難 濟兵爲難 解兵尤難 而最難者制兵 制兵則難或不難矣 兵無統制則亂 軍亂在將 將亂在統制者 必有統制而得其人乃可 今日事 斯其爲要矣

 

 『의암집 36, 황견봉시약중제현(荒見奉示約中諸賢)중에서

거사주의(擧事主意) : 거사(擧事)의 주된 의도는 어디에 있는가? 왜적을 물리치고 국권을 회복하려고 일을 이루기를 기약하는가? 거의가 아름다운 일이라서 아름다운 이름을 취하려고 하는가? 거의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곧 절의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절의를 사랑하여 죽음을 초래하려 하는가? 아니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원수와 원한 있는 자를 끊으려고 사생(死生)과 성패(成敗)를 돌아보지 않고 하려하는가? 이는 운수라는 것으로 나타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명예를 취하고 절의를 사랑해서 이에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망극한 대화(大禍)를 당했다면 이로써 마음 씀이 불인(不仁)과 불의(不義)에 거의 가깝지 않겠는가?

하물며 명예를 취하려고 우리가 거의를 했다는 것인가? 절의를 사랑했다면 고국에서 거의가 있었을 때 죽어서 정의를 밝혔을 것이지, 하필이면 이곳 이역(異域)까지 와서 그 어려움을 참고 구차하게 된 이후에 죽겠는가? 만약 수원(讐怨)을 끊으려고 사생과 성패를 돌아보지 않았다 해도 또한 그렇지 않다. 수원을 끊어야 한다면 더욱이 부득불 일을 이루어 보복하여 원한을 씻어야 한다. 유사시에 죽음의 지경에 이를 때에 진실로 구차하게 면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고, 이루려고 하다가 일이 실패하면 진실로 어찌할 수 없으니, 어찌 비교하는 사사로움[計較之私]을 용납할 수 있으며 차마 어찌할 수 없는 분노를 임의로 하겠는가? 그런즉 부득불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약해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약한다면 우내(宇內)의 막강한 대적(大敵)과 대항할 때 비록 만전의 계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천전(千全), 백전(百全)의 계책이면 가능하다. 지금 만의 하나라도 온전한 준비를 하지 않고 단지 기분으로 거사하여 겨우 1001,000명의 병사를 데리고 가서 대적하거나, 거사 전에 잘 생각해 보는 계산을 하지 않고 거사 이후의 계속적인 계책이 없이 한다면 일을 이룰 수 있겠는가?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이미 할 말도 없거니와 또한 몰지각한 사람으로 귀결되지 않겠는가? 옛 사람들이 일을 만들어 행할 때 반드시 이와 같이 하지 않았고 대인(大人)도 일을 만들어 행할 때 의당 이와 같이 하지 않았으며, 또한 내지(內地)의 의병도 성공의 실마리를 열지 못했지만 온 나라가 기대하는 것이 단지 여기에 있다. 외국이 왜를 미워하여 사변이 있기를 바라며 관망(觀望)하는 것 또한 여기에 있다. 고국에서는 절망하고 있는데 타국에서 웃음을 보이니, 어찌 작은 일이겠는가?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 한 번의 거사에 모든 것이 달려 있는데, 이 한 번의 거사가 소원해지고 낭패한다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혹시라도 진실로 완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해도 느려서 어느 날에 이르겠는가? 빠르게 도모함만 같이 못하다. 완전하기를 바라다가 늦는 것은 오히려 여망(餘望)이 있지만, 신속히 도모하다가 패배하게 되면 어찌 그 후회함을 좇아갈 수 있겠는가? 또한 어찌 늦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분발하여 잘 준비하여 완전하기를 바라는 것이 좋다.

擧事主意擧事主意在何 欲攘賊復國 期於濟事乎 擧義是美事 欲取美名乎 擧義致死 便是成節 欲愛節求死乎 抑以切公私讎寃 不顧死生成敗乎 不出此數者而已 然取名愛節 當此公私罔極大禍 以是爲心 不幾近於不仁不義乎 且况取名則吾已有擧矣 愛節則死於在國有擧之時爲明正 何必來此異域 含忍多少苟且而後死乎 若以切讎寃 不顧死生成敗則亦不然 以切讎寃也 尤不得不要成事以有報雪也 大抵有事而死至 固不宜苟免 欲成而事敗 固無可如何 豈可以容計較之私而任不忍之憤乎 然則不得不曰期濟事 期濟事則當宇內莫强之大敵 雖不有萬全之策 千全百全可也 今不有萬一之全 而只快有擧 僅以以百以千之兵 去而敵之 前無料量之筭 後無繼續之策 如斯可以濟事乎 事之不濟 已無可說 不亦爲沒覺之歸乎 古人做事 必不如是 大人做事 宜不如是 且內地義兵不就緖 擧國想望只在此 外國疾倭 欲其有事 觀望亦在此 絶望故國 見笑他國 豈其小事 蔽一言 在此一擧 此一擧疎誤狼狽 如之何其可也 或言苟爲求全 緩至何日 不如速圖 求全而緩 猶有餘望 速圖而敗 曷追其悔 且奚緩爲哉 奮然有備而求全可也

 

 『의암집 36, 동반사우들에게 고하는 글[書告同伴士友]중에서

우리들은 이역만리에서 나그네 되어 천신만간(千辛萬艱)에도 뜻이 맞지 않고, 천생만사(千生萬死)에 놀라 두려워하였으니, 그 정을 말한다면 끝이 없고 그 일을 말한다면 멈출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나라도 없고 화도(華道)도 없으며, 민족도 없고 또한 몸을 받아들일 곳도 없습니다. 우리들이 이런 때를 만났으니, 이에 그 정이 어찌 지극함이 있겠습니까? 나라가 없지만 나라 갖기를 기약하고 화도가 없지만 화도 갖기를 기약하며, 사람이 없지만 사람 갖기를 기약하고 자신을 받아들일 곳이 없지만 대의 펼치기를 기약합니다. 우리들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에 그 일을 어찌 그만 둘 수 있겠습니까? 옛날에 공명(孔明)의 의()는 적을 토벌하고 부흥시키는데 있었고 주자(朱子)와 우리 동방의 송자(宋子)의 의는 존양(尊攘)을 회복하여 씻는데 있었으며, 우임금의 의는 백성을 편안하게 살도록 하는데 있었으니, 오늘날의 의는 위의 세 가지를 겸하고 있습니다.

 

 『의암집 36, 동반사우들에게 고하는 글[書告同伴士友]중에서

! ()은 망극(罔極)함이 있지만 일은 그만 둘 수 없습니다. 천신만간(千辛萬艱)을 겪더라도 감내(堪耐)하며 뒤쫓을 뿐입니다. 천생만사(千生萬死) 하더라도 한계를 무릅쓰며 뒤쫓을 뿐입니다. 천신만간이라도 어찌 견디기 어려울 뿐이겠습니까? 정에도 망극이 있으니 어찌하겠습니까? 천생만사에 어찌 무릅쓰기 어려울 뿐이겠습니까? 그러나 일은 그만 둘 수 없으니 어찌합니까? 우리가 의를 같이하는 것을 생각하면 고통이 쌓이는 전쟁 중이라도 모두 의에 죽을 것이니, 우리들이 신간(辛艱)을 견디며 생사를 무릅쓰지 못하겠습니까? 우리들이 떠난들 장차 어디로 가겠습니까? 일이 장차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미 이 일을 시작하였으니, 신간을 견디고 생사를 무릅써야 가능합니다. 말이 이에 미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릅니다. 오늘날의 일은 다른 데는 없고 마음에만 있을 뿐입니다. 마음은 한 몸의 주인이고 만사(萬事)의 근본으로 상하(上下)가 천지신명(天地神明)과 감응(感應)하여 겉으로는 천하인물과 더불어 서로 감통(感通)하여 마음이 하나 됨이 있고 하나가 되어 정성스러우니, 정성이 도달하면 금석(金石)도 또한 뚫을 수 있습니다. 의는 펼쳐질 수 있고 일은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들에게는 다른 일이 없고 마음만을 요구할 뿐입니다. 이에 가슴과 배와 신장을 펼쳐서 우리 동지들에게 받들어 보고하오니, 우리 동지들은 밝게 들어주기 바랍니다. 내 말이 정당하지 않다면 그만 두되, 만일 정당하다고 말한다면 청컨대 각기 마음에 새겨주기 바랍니다.

嗚呼 情有罔極 事不可已 千辛萬艱 堪耐做去而已 千生萬死 冒限做去而已 千辛萬艱 奚翅難堪 情有罔極 其若之何哉 千生萬死 奚翅難冒 事不可已 其若之何哉 念我同義 積苦兵間 皆死於義 吾輩可以不堪辛艱冒生死乎 吾輩去將何之 事將何爲 旣始此事 堪辛艱冒生死可也 言之及此 不覺淚下也 今日事無他 有心而已 心是一身之主 萬事之本 上下與天地神明相感應 外而與天下人物相感通 有心而一 一而誠 誠之所至 金石且透 義有可伸 事有可成 吾輩無他事 責心而已矣 玆敷心腹腎腸 奉告于吾同志 吾同志明聽哉 吾言未當則已矣 如曰有當 請各銘心哉

 

 『의암집 37, 동지에게 고하는 글중에서

대개 사람은 도와 더불어 함께 살고 선비는 도를 목숨으로 여기니 저는 이미 사람이면서 선비입니다. 마땅히 그 도를 지켜서 성인의 무리를 위하여 죽고, 마땅히 그 도를 잃고 짐승의 무리가 되어 살지 않겠습니다. 또 도를 지키어 잃지 않으면 감응하지 않던 하늘이 마음을 돌려서 국가의 옛 모습을 회복하고 동포가 좋은 것에 이르게 할지를 알겠습니까? 진실로 매우 우둔하나 마음이 바라는 바는 곧 이와 같으니 동지(同志사우여 어찌 서로 힘쓰지 않겠습니까?

盖人也者與道俱生 士也者以道爲命 吾旣爲人爲士矣 宜守其道 爲聖人徒而死 不宜失其道 爲禽獸類而生 且守道不失以往 又安知不感回天心 得復國家之舊而致同胞之好耶 誠極愚騃 乃心所願則如此 凡百同志士友 盍相與勉旃

 

 『의암집 37, 통고(通告)중에서

인석은 헤아리지 않고 외람되게 하나의 조약을 만들어서 관일약(貫一約)이라고 하였습니다. 국가를 사랑하고 도를 사랑하며 몸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함을 약속하여 마음을 함께하여 하나로 관통시키려는 것입니다. 이것을 장차 함께 우거하는 이 땅의 여러 현인과 함께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몸을 모아 결국에는 일국이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몸을 모으는 데에 이르러야 하고 이보다 먼저 몸을 보호하고 도()를 지켜 결국에는 국권을 회복하고 인류를 구원하기를 기약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직 여러 군자께서 저를 못난 사람이라 하지 마시고 반드시 이 약속을 함께 결행하겠다고 말하시길 바랍니다. 서로 응대하고 구하는 도를 다하여서 몸과 마음을 하나로 하는 일에 이르시기를 바랍니다.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이 깊어 감당할 수 없어서 삼가 이를 통고합니다.

麟錫不揆猥越 設得一約 曰貫一約 約以愛國愛道愛身愛人 而同乎爲心 貫以一之也 是將願與同寓此地之僉賢 先焉爲一心團體 終致一國之爲一心團軆 先焉爲保身守道 終期有以復國權而救人類也 惟僉尊君子 不以此漢之無似 而必謂是約之可與許共有爲 以盡相應求之道 以致一身心之事也 不勝區區企仰之忱 謹玆通告

 

 『의암집 37, 통고(通告)중에서

아아! 우리들은 고국이 편안하지 못하여 이역에서 정처 없이 떠돌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말을 하면 통곡만 나옵니다. 아아! 곧 우리 문명의 강토를 잃은 것입니다. 즉 우리 성신(聖神)의 종사(宗社)가 엎어진 것입니다. 바로 우리 소중화의 전형을 잃은 것입니다. 바로 우리 예의의 생류(生類)가 없어진 것입니다. 생류가 없어져서 재앙은 선조(先祖)의 총묘(塚墓)에 이르렀습니다. 원수의 오랑캐를 토벌하지 않고 난적을 베지 않는다면 일이 영원히 그칠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어찌 마음 쓸 바가 없고 할 바가 없어서 일로 하여금 영원히 끊어지게 함을 참을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진실로 사람마다 충성을 바치고 의로움을 쫓아야 하는 시기입니다.

嗚呼 吾輩不安故土 流寓漂泊于異域 思之痛心 言之痛哭 嗚呼 卽失我文明疆土矣 卽覆我 聖神宗社矣 卽喪我小華典型矣 卽滅我禮義生類矣 生類滅而禍且及祖先塚墓矣 讎夷不討 亂賊不誅 事永已矣 凡我國人 豈忍無所用心無所做爲 而使事永已耶 此誠人人奮忠仗義之秋也

 

 『의암집 37, 십삼도의 대소동포에게 통고하다[通告十三道大小同胞]중에서

13도 의병진에는 허다한 임원이 십삼도의 여러 읍에 포진해 있습니다. 그 거처하는 임원은 마땅히 맡은 직분을 다하고 죽음을 무릅써야 합니다. 비록 임원이 아니더라도 충성스럽고 의로우며 착하고 어진 마음을 다하여야 하고 죽음을 무릅써야 합니다. 일국의 이천만인이 일제히 죽음을 무릅써야 하고 죽음을 무릅써서 삶을 얻고 일을 구제함은 우리의 군신이 함께하고 우리 부자가 함께하고 우리 친척·붕우가 함께해야 합니다. 대개 우리의 벼슬아치·사농공상(士農工商)의 동포가 오랑캐를 없애고 물리치며 난적을 모두 섬멸한 후에 태평의 즐거움이 중흥함을 함께 누려야 합니다. 이것이 천하고 용렬한 제가 천만번 바라는 바입니다. 오직 우리 일국에 이천만 대소동포가 이에 마음을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융희 4515(1910621) 십삼도의군 도총재 유인석이 멀리 바라보고 두 번 절하며 통고합니다.

玆派許多任員 以布十三道列邑 其居任員 宜竭任職而辦死 雖非任員 亦莫不竭之忠義善良之心而爲之辦死 一國二千萬人 一齊辦死 辦死而得生濟事 于以同我君臣 同我父子 同我親戚友朋 凡我搢紳士農工商之同胞 滅却讐夷 殲盡亂賊後 同享中興泰平之樂 此賤劣之所千企萬望也 惟我一國二千萬大小同胞 乞以爲心於此哉 隆煕四年五月十五日 十三道義軍都總裁柳麟錫瞻望再拜通告

 

 『의암집 37, 다시 십삼도의 대소동포에게 통고하다중에서

동포 여러분! 십삼도의군도총재 유인석이 경성과 내외십삼도 여러 읍의 대소 동포에게 통고합니다. 아아! 원통합니다. 아아! 원통합니다. ! 저 일적(日賊)이 우리나라를 합방하였으니 우리 전국이 저들의 식민지가 되어 우리 강토를 회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 두 황제를 저들이 물러나게 하여 우리나라를 다스린다고 가르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동포는 저들의 노예가 되어 우리 민족을 회복할 수 없고 저들의 어육(魚肉)이 되어 우리의 생명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이는 무슨 일입니까? 이는 무슨 일입니까? 우리의 이천만 대소 동포는 어찌 해야 하겠습니까?

同胞生十三道義軍都總裁柳麟錫 通告于京城內外十三道列邑大小同胞 嗚呼痛矣 嗚呼寃矣 噫彼日賊 爲之合邦也 則我全國爲彼植民之所 而無復我疆土 我 兩皇爲彼陵夷之地 而無復我治敎 凡我同胞 爲彼奴隷而無復我民族 爲彼魚肉而無復我生命 此何事也 此何事也 嗚呼 一國二千萬大小同胞 曷以爲心哉

 

 『의암집 37, 다시 십삼도의 대소동포에게 통고하다중에서

아아! 우리 이천만 동포는 이를 마음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아아! 우리 이천만 동포는 지극히 스스로 통한하여 일심(一心)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원수인 일적을 이겨 없애야 합니다. 우리의 황상(皇上)을 지극히 높은 지위로 돌려 받들고 우리 민인(民人)을 쾌활(快活)한 땅으로 올려놓아야 합니다. 인석은 다만 죽음을 무릅쓰고 영원히 굳건하게 의병을 일으킬 뿐입니다. 융희 4721(1910825) 동포인 13도의군 도총재 유인석이 통곡하고 멀리 바라보며 두 번 절합니다.

嗚呼我二千萬同胞 尙克念此哉 嗚呼我二千萬同胞 極自痛恨 一心辦死 剋滅血讎世讎日賊 還奉我 皇上於至尊之位 有隮我民人於快活之地 麟錫只有辦死 永堅執義旗而已

隆煕四年七月二十一日 同胞生十三道義軍都總裁柳麟錫痛哭瞻望再拜

 

 『의암집 45, 격문초중에서

지금 의병을 일으키는 일 외에는 다시 다른 계책이 없습니다. 나라를 위하여 앉아서 망함을 기다린다면 누가 정벌할 것이며 자신을 위하서 앉아서 죽기를 기다린다면 누가 일어나겠습니까? 국가 중에서 망하지 않는 국가는 없으나 망할 때에는 의롭게 망해야 훌륭하게 망한 나라가 됩니다. 사람 중에서 죽지 않는 사람은 없으나 죽음이 있으면 마땅히 그 뜻이 망하여야 선하게 망한 나라가 됩니다. 어찌 차마 우리 예의의 나라와 충의의 사람이 오랑캐와 난적에게 학대를 받고 모욕을 당하여 망하고 죽을 수 있겠습니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미 의병을 일으켰으니 의병을 일으킴에는 반드시 의()를 다해야 합니다. 일국(一國)은 하나의 도()가 일어나지 않음이 없고 하나의 도는 하나의 읍()에서 일어나지 않음이 없어야 합니다. 하나의 읍은 하나의 사()가 일어나지 않음이 없고 하나의 사는 한 명의 사람도 일어나지 않음이 없어야 합니다. 사람은 의를 다해야 하고 군대는 바르고 씩씩해야 합니다. 군대가 바르고 씩씩하면 적들이 비록 강하더라도 실로 어찌 대적하기 어렵겠습니까? 또한 모두 섬멸하기에 충분합니다. 나의 망함을 바꾸어 생존할 수 있고 나의 죽음을 돌이켜 생명을 얻을 수 있으니 이것이 옳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今擧義一事外 更無他策 爲國則坐而待亡 孰如伐之 爲身則坐而待死 孰如起之 國無有不亡之國 有亡則宜其義亡爲善亡之國 人無有不死之人 有死則宜其義死爲善死之人 豈忍以我禮義之邦忠義之人 受虐見辱於讎夷亂賊而亡且死乎 蔽一言 旣爲義擧 擧必盡義 一國則無一道之不起 一道則無一邑之不起 一邑則無一社之不起 一社則無一人之不起 人盡義而師直以壯 師直以壯 則彼賊雖强 實何難敵 亦足盡滅 轉我亡而能存 回我死而得生 可不爲是耶

 

 『의암집 45, 팔도열읍(八道列邑)에 고하는 격문(檄文)중에서

! 우리 팔도의 동포가 한꺼번에 다 죽게 되었는데, 차마 놓아둘 수 있겠습니까? 그대의 부친과 조부로부터 모두가 조선 오백년의 백성인데, 어찌 우리나라와 우리 가문을 위한 한두 명의 의로운 선비도 없는 것입니까? 참담하고 슬픈 일입니다. 이것이 운수입니까? 천명입니까? ! 우리나라는 국초부터 모두 옛 선왕을 따르고 준수해 왔으므로 천하가 모두 소중화(小中華)라고 일컬었습니다.

嗟惟我八域同胞人 忍任他一局黑死地 自乃祖乃父 莫非五百年遺民 爲吾國吾家 胡無一二人義士 慘矣慽矣 運耶命耶 猗我 本朝 自國初悉遵先王 而天下皆稱小華

 

 『의암집 45, 팔도열읍(八道列邑)에 고하는 격문(檄文)중에서

()과 의()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생을 버리고 의를 택함으로써 경중대소(輕重大小)가 분명하게 갈라집니다. 대중의 마음이 다 따르니 어찌 백령(百靈)의 도움이 없겠으며, 나라의 운수가 다시 열리니 사해(四海)가 영원히 깨끗함을 볼 것입니다. 어진 자에게는 대적할 자가 없는 것을 의심치 말며, 의로운 군사가 불의를 무찌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에 먼저 의병을 일으키는 처지를 사람들에게 포고합니다. 위로는 공경(公卿)으로부터 아래로는 서민에 이르기까지 누가 애통하고 절박한 마음이 없겠습니까?

진실로 위급하고 존망하는 갈림길에 있어, 각자가 모두 거적을 깔고 방패를 베개로 삼아 물불을 가리지 않고 싸워서 기필코 망해 가는 나라와 천하의 도를 다시 세우고 천일(天日)이 다시 밝아짐을 본다면, 어찌 다만 한 나라에만 공이 되겠습니까? 실제로 이것을 천하 만세에 칭찬의 말이 있을 것이기에 이와 같이 글을 보내어 깨우치노라! 뒤에 혹시라도 명을 어기고 오만한 사람이 있게 되면 즉시 역당(逆黨)의 무리와 같이 규정하여, 단연코 병사를 동원시켜 먼저 칠 터이니, 반드시 마음깊이 새겨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온갖 정성을 다해서 한가지로 대의를 펼쳐야 합니다.

擇熊掌而斯取 輕重大小於此焉分 衆心皆趨 詎無百靈之休佑 國運復啓 將見四海之永淸 仁者之無敵勿疑 士師之用誅何待 玆敢爲先擧之地 遂以此布告于人 上自公卿 下至士庶 孰無哀慟迫切之志 此誠危急存亡之秋 各自寢苫枕戈 亦皆赴湯蹈火 期區宇之再造 見天日之復明 奚但爲功於一邦 實是有辭於萬世 如是馳書曉諭之後 有或違令逋慢之人 卽是黨逆之同歸 斷當移兵而先討 各宜銘肺 毋至噬臍 用盡微誠 共伸大義

 

 『의암집 45, 내외백관(內外百官)에게 고하는 격문중에서

의리라는 것은 인간의 뜻과는 달리 스스로 바른 길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는 것이 죽음보다 욕되는 것도 있고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영예로운 것도 있습니다. 또 화()와 복()이라는 것도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분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죽음을 택한 자가 반드시 모두 죽는 것은 아니며, 삶을 꾀한 자가 반드시 모두 살지도 못합니다. 맹자는 나는 사는 것보다 의()를 더 지키고자 한다고 했고, 공자는 ()을 행하고 죽는 자는 보지 못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들이 결단을 내릴 안건이 아니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오늘부터 생()을 버리고 의()를 취하는 결단을 내리어 충의(忠義)를 분발하십시오. 분수에 따라 힘을 다하여 일편의 진정한 마음들을 굳게 먹고 용기를 내서 대의를 천하에 펼친다면, 어찌 공사(公私) 간에 큰 다행이 아니겠습니까? 비록 지난날 적의 편에 들었던 자라 하더라도 큰 공을 세운다면 그 죄를 면할 것이며, 또한 각각 마음을 뉘우쳐서 서로 어울려 대사(大事)를 도모한다면 다행하고 또 다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義理則自有正路 是以生有辱於死者 死有榮於生者 禍福則自有定分 是以守死者未必皆死 謀生者未必皆生 孟子曰所欲有甚於生者 孔子曰未見蹈仁而死者 此不爲今日之斷案乎 伏願自今日 判决取舍 奮發忠義 隨分盡力 打成一片 消滅賊黨 攄忿雪恥 以伸大義於天下 則豈不爲公私之大幸也 雖於前日 已入賊黨者 苟有大功 則可贖其罪 亦各悔心 與共大事 幸甚幸甚

 

 『의암집 45, 다시 백관에게 격문을 보내다중에서

만약 나에게 병장기가 없다면 내 손에는 홀()을 들 것이며, 만약 너희에게 군사가 없다면 너희 집안의 종을 부르십시오. 관원과 관원·가족과 가족·벗과 벗이 연이어 도모하고 마음을 합쳐 기세를 함께 일으켜서,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안으로부터 밖에 이르기까지 한 덩어리로 뭉쳐서 나라를 지킨다면, 비록 저 흉악한 도적과 교활한 오랑캐라 할지라도 또한 어찌할 수 없을 것입니다.

若我無兵 擧我手笏 若爾無軍 呼爾家僮 官之官 族之族 友之友 連謀合心 齊發聲氣 自上達下 自內達外 打成一片 牢不可破 則縱彼凶賊狡夷 亦無奈何

 

 『의암집 45, 다시 백관에게 격문을 보내다중에서

한마디로 요약하여 말하면 강상(綱常)을 쓸어 없애면 다시는 인도(人道)가 없게 되고, 의발(衣髮)을 훼손해 버리면 다시는 사람의 모습이 없게 되는 것이다라고 할 수 있으니, 살아도 어찌 즐거울 것이며 부귀해진들 어찌 즐겁겠습니까? 다만 고요한 밤, 일이 없을 즈음 마음이 맑을 때에 우러러 국사(國事)의 잘못을 생각하고 굽혀 이 몸과 이 세상의 잘못을 생각하며 지난날의 좋았던 것을 추억해 보고 오늘날의 잘못을 돌아본다면, 반드시 두려워하고 삼가하며 뉘우치는 것이 있고 개탄하며 슬퍼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뉘우치고 슬퍼하기만 할 뿐이겠습니까? 할 것이 있으면 해야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蔽之一言 曰掃除綱常 無復人道 毁去衣髮 無復人形 生將何樂 富貴將何榮 第於靜夜無事之際 心地澄淸之時 仰念國事之悲 俯思身世之誤 回憶前日之好 旋看今日之否 則必有惕然而悔 慨然而悲者矣 將悔悲而已乎 有爲焉可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