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의문화
사이트 내 전체검색

1. 의암집(毅菴集), 소의신편(昭義新編) - 3

상세정보
○ 『의암집』권9, 이공명에게 답함」 중에서

그러나 하고자하는 것은 하나의 의()뿐이며 돌보고자 하는 것은 하늘의 밝은 명령뿐입니다마음에 사사로움이 없이 일을 처리하는 것도 그 합당한 방법에 합치됩니다이것은 의를 배반하지 않고 천명에 위배되지도 않습니다다만 몹시 어리석기 때문에 스스로 사사로움을 없애고 그 의당함을 판단하여 합당하게 하려고 생각하나 비록 그렇게 하더라도 아직 나의 소견이 미치지 못해 사사롭지 않게 하려고 해도 사사롭고 합당하게 하려해도 합당하지 못한 것이 있을까 감히 자신할 수는 없습니다.

然其所爲者一箇義而已 所顧者天之明命而已 無私於心而裁合其宜 方是不背義不背天命 猶昏愚之甚 自以爲無私於心而裁合其宜也 雖自以爲無私於心裁合其宜 而所見未逮則自有不私而私 合而不合者 實不敢自信也

 

 『의암집』9, 장감역(張監役충식(忠植에게 답함」 중에서

국사가 영영 글러지는 것을 슬퍼하다가 지금 다시 요동에 들어오게 되어 만고의 화하 일맥이 쇠진하여가는 이때천신만고를 겪더라도 기어이 그 전형을 보존하며 영원한 기반을 회복하여 굳게 하는 것이 소망이거늘비록 하루를 지탱하더라도 그만두는 것보다 낫다라는 각오를 정했습니다또 지금의 형세를 헤아려 추측해보고는 망령되이 스스로 사람과 일에 편애와 후박이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바른 의리를 행하면서 뜻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慟國事之永非 而今復入遼則有所定義諦 曰萬古華夏一脉墜盡之餘 千辛萬苦 準保其典型 永基來復 固其望也 雖加一日 猶愈於已 盖亦量時度勢 妄竊自附於無適無莫樂行憂違之義 而欲與同義者共之也

 

 『의암집』​권13, 이도사(李都事)에게」 중에서

저희들은 제 분수도 헤아리지 않고 나라가 더러워지고 도()가 떨어지는 것만 애통하여 여러 도의 의거(義擧)의 끄트머리에서나마 더불어 일을 벌였는데특히 교남에서의 소리와 기운이 밀접하고 가까웠습니다일이 실패하여 요동(遼東)으로 패주해 들어와서는 의()를 같이하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의발(衣髮)을 보존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또 우리나라가 오백년간 예의의 나라가 된 실상이 없어져 보이지 않는 것이 너무도 마음 아파 이를 팔도에 두루 알리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일이 참으로 크기는 하지만 그만 둘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麟錫等向來不量分力 慟國汙道淪 與有事於諸路義擧之末 而特於嶠南 聲氣密邇矣 事敗後走入遼東 欲與同義同志爲準保衣髮之計 而又深慟我國五百年爲禮義邦之實之泯滅無見 爲此通告八路事 事誠浩大而有不可已也

 

 『의암집』13, ()에게」 중에서

인석 등은 본성이 그래도 남아 있는지라 앉아서 참을 수만은 없어 망령되이 온 나라 의거(義擧)의 끄트머리에서나마 여러 사람들과 같이 일을 벌였지만일이 실패하였으니 요동(遼東)의 나그네가 되어 의발(衣髮)이나마 보존하려고 합니다그러나 우리나라가 소중화(小中華)가 된 실질과 천하와 만세에 빛나던 것이 가라앉아 자취도 없게 되니 너무도 애통함을 참을 수 없어이 팔도 선비들에게 두루 알리는 일을 합니다비록 너무도 참람하고 망령되지만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 세상에 이런 일도 없으면 안 되겠고일이 이루어지면 여러 노선생들의 애통해하던 영령(英靈)들께서도 하늘에서 살펴보시며 이에 대해 미소 지으실 것 같습니다.

麟錫等彝性猶存 坐忍不得 妄與有事於一國擧義之末 事敗客遼 以準保衣髮爲計 然念國之所以爲小中華之實 有光天下萬世者 墊沒無跡 無耐至痛 爲此通告八路士林事 雖極僭妄 竊謂今日天地 無此事不可 事成則庶幾諸老先生懷慟英靈在天昭鑑 有以莞爾於斯矣

 

 『의암집』13, 우중열에게 답함」 중에서

지금 우리나라가 합방(合邦)된 이후로 나라는 왜()의 나라가 되고신하는 왜()의 신하가 되었으며백성들은 왜()의 백성이 되었습니다저 일찍이 우리나라의 신하였음에도 원수인 왜()의 공()()()()()의 작위를 받고 이번에 반사금(頒賜金)을 받았으며 제공하는 자리와 일상적인 봉록(俸祿)을 받으면서도 뻔뻔하게 기꺼워하는 자들은 말할 것 없고어리석은 백성으로 의리(義理)도 모르고 동()(西)도 분간 못하는 자들 또한 말할 것 없으나오직 의리(義理)를 알고 충()()을 분별하는 이들만 그 처지가 너무 딱하지 않습니까날마다 받는 것이 그들의 명령이요 날마다 따라야 하는 것이 그 법()이니 그들의 신하’‘그들의 백성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또한 어렵습니다다행히 머리를 깎이지 않고 스스로 편안할 수 없다면 즉시 머리 깎고 죽기를 각오하는 것만 못합니다그 계획과 결단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 망명하여 의()를 지키면서 뭔가를 해야지 다른 길은 없습니다알고 지내거나 모르고 지내거나 간에 사우와 군자들이 어떻게 의()로 처신하는지 모르니 참으로 매우 걱정되고 답답합니다다만 그들이 가난하고 병이 있어 이룰 수 있는 힘이 없는 것이 근심스럽습니다.

今本國自合邦以後 國爲倭國 臣爲倭臣 民爲倭民 彼曾爲國臣 而受讎倭公侯伯子男之命爵 受今番頒賜金 受供職常祿 而靦然歡然者無可言 愚民之不識義理 不分東西者 亦無可言 惟識義理辨忠逆者 其處地不甚難矣乎 日所受者其令 日所遵者其法 而不曰其臣其民 亦難矣 不可幸其無削而自安 不若卽有削而爲决死也 爲其計斷宜出客他國 有守有爲 無他道也 未知知與不知間士友君子之爲如何處義 正甚慮欝 第悶其有貧病 無力可致者也

 

 『의암집』13, 우중열에게」 중에서

지금 의병(義兵)을 일으켜 나라를 회복하거나 의()를 지켜 자신을 보전하는 두 가지 일이 있습니다의병을 일으키는 것은 마음에 와 닿는다는 점에서 낫고 의를 지킴은 깨끗하다는 점에서 낫습니다그 의병을 일으키는 일을 하는 것은 나라를 회복하고 사람들을 살려 중화를 보전하고자 하는 것이니이렇게 마음먹는 것이 과연 마음에 와 닿기는 합니다그러나 이렇게 하려면 온 나라 사람들이 반드시 일을 이루고자 해야 하니 형세 상 자연히 깨끗이 하는 데에는 흠이 있습니다그 의를 지키는 일을 하는 것은 뜻을 유지하고 자신을 보전하여 잡는 것을 잃지 않고자 하는 것이니 이렇게 마음을 먹는 것이 과연 깨끗하기는 합니다그러나 결단코 온 나라 사람들을 그대로 놔두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니 또한 마음에 와 닿는 데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두 가지 것이 각각 그 형세에 따라 하는 것뿐이고하다가 안 되면 각각 자신이 그것을 위하여 죽을 뿐이니참으로 낫고 못한 것으로 가려서는 안 됩니다다만 의를 지키는 것은 쉽지만 의병을 일으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또한 지금 의를 지키는 것이 비록 마음은 깨끗하지만비슷한 것들을 채워 깨끗함을 끝까지 하기가 어렵습니다. 의병을 일으키는 것이 아직 마음에 와 닿지 않을 뿐이나처지에 맞춰 와 닿는 것을 다하다 보면 이러한 것이 있게 될 것입니다.

今擧義而復國 守義而保身 有二項事 擧義惻怛勝 守義潔精勝 其事擧義 要爲復國活人 以有保華 以是爲心 果是惻怛 然其爲是國人 必要事成 勢自有欠潔精處 其事守義 要爲持志保身 不失操執 以是爲心 果是潔精 然其斷置國人 無有事在 亦似有欠惻怛處 二者各因其勢爲之而已矣 爲之不得則各以身殉之而已矣 固不可優劣取舍也 但守義却易 擧義甚難 且今守義 雖心潔精也 有難充類盡潔精 擧義未心惻怛耳 有可隨分盡惻但 是則有之

 

 『의암집』19, 유경장에게 답함」 중에서

무릇 오늘날의 일은 거의(擧義;의병을 일으킴)와 순의(殉義;의를 위해 죽음)와 수의(守義;의를 굳게 지킴세 가지인데저는 반드시 수의(守義)를 주로 삼는 자이니진실로 화맥이 끊긴 것을 원통하게 여겨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자 합니다처음에 나라를 떠나서 이에 화맥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앞선 계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생각을 고쳐 나라 안에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 것이 뜻을 바꾸어 정하게 된 까닭입니다그러나 나라 안에 있으면서 의를 지킬 수 없다면 순의하는 것도 진실로 유감이 없을 것입니다그 때에 다시 나라를 떠나거나 지키는 것을 도모해도 좋을 것입니다.

大抵今日事 擧義殉義守義三者 愚必以守義爲主者 誠痛華脉之絶而爲遠大計也 初意去國 乃可保華 所以有前計也 更思在國亦可 所以爲改定也 然在國而不得有守殉義固無憾 那時更謀去守 亦無不可也

 

○  『의암집』24, ()를 같이하는 여러분들에게」 중에서

인석이 여러 군자들과 함께 의병을 일으키니오늘날에 만난 것은 만고 천하에 둘도 없는 큰 변고이며 오늘날의 의거(義擧)는 만고 천하에 둘도 없는 대의(大義)가 아니겠습니까국모(國母)가 시해되고 군부(君父)가 망극(罔極)한 치욕을 당하였으며나라 안의 인류는 모두 변화하여 짐승으로 되고 오백년 예의의 종묘사직은 망하여 몇 천 년 화하(華夏)의 정맥(正脉)이 끊어지니 만고 천하에 둘도 없는 큰 변고가 아니겠습니까위로는 나라의 원수를 갚고 아래로는 인류를 보호하여 이미 망한 상태에서 예의의 종묘사직을 보존하고 이미 끊어진 상태에서 화하의 정맥을 붙들려고 하니만고 천하에 둘도 없는 대의(大義)가 아니겠습니까?

麟錫同僉君子爲擧義 非爲今日所遭 是萬古天下無等之大變 而今日所擧 是萬古天下無等之大義乎 國母遇弑 君父受罔極之辱 邦內人類盡化爲禽獸 五百年禮義 宗社而亡 幾千年華夏正脉而絶 非萬古天下無等之大變乎 上報國讎 下保人類 存禮義 宗社於旣亡 扶華夏正脉於旣絶 非萬古天下無等之大義乎

 

 『의암집』24, 호서(湖西)의 여러분들(윤석봉조귀원유호근조용순조종순심의덕이면식에게 답함」 중에서

변고(變故)의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곧바로 선비들과 함께 의논하여 변고에 대처하는 세 가지 방식(處變三事)을 얻었으니의병을 일으켜 깨끗이 쓸어버리는 일과 조국을 떠나서 옛 것을 지키는 일 그리고 자정(自靖)하여 뜻을 이루는 일이었습니다그러나 사람들이 모두 깨끗이 쓸어버리지 못한 이후에 조국을 떠나 옛 것을 지키고조국을 떠나 옛 것을 지켜내지 못한 이후에 스스로 죽자고 하였습니다스스로 죽는 것이 진실로 가장 편안하고 고요하며 빛나고 깨끗하여 몸가짐에 도를 다하여다시는 여한(餘恨)이 없으나 다른 것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인석은 이제 분수와 역량을 헤아려 조국을 떠나 옛 것을 지키는 계획을 실행하려고 합니다동지들과 손을 잡고 바다를 건너 요동에 들어가서 서로 더불며 스승과 친구들에게서 들은 바와 조상에게서 받은 것을 받들어 보존하여 그 화하(華夏)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비록 하루를 이렇게 살더라도 그만두는 것보다는 나을 것입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선비들이 의거를 계획하고 인석에게 그 일을 주도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인석은 이미 역량이 미치지 못하고 또 막 어머니의 상중(喪中)에 있어서 이런 까닭으로 굳게 사양하였습니다여러 사우들이 경시할 일과 중시할 일의 소재(所在)를 힘써 말씀하신데다 또한 일의 형세가 부득이한 점이 있어서 회피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그들의 뜻을 좇았습니다비통합니다이것이 

어찌 사람의 이치로 있을 법한 일입니까변고 중의 변고여서 망극하고 또 망극합니다스스로 이 죄가 온 세상에 용납받기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인석은 만고 화하(華夏예의(禮義)의 사람 된 도리가 천지간에 없어서는 안 되는데한 하늘 아래 내리신 화하 예의의 나라는 우리나라뿐이요화하 예의의 군주는 우리 임금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나의 나라요 나의 임금인데 부지(扶持)하지 못하고 구원하지 못한다면이는 없을 수 없는 것이 영원히 끊어질 뿐입니다무릇 이 나라에서 태어나 그 몸을 사람으로 하고 있는 자들이라면 귀천(貴賤)과 대소(大小)의 구분 없이 그 책무가 있습니다또한 우리 임금께서 난적(亂賊)들의 말에 잘못 귀 기울이시고 이른바 개화(開化)를 허락하셔서 오늘날의 참화(慘禍)와 삭발의 모욕에 이르렀으니또한 울분으로 통탄하고 뉘우쳐 한스럽게 여겨야 하나 비록 힘으로 어찌할 수 없어 스스로 복수하여 설욕하려는 깊은 염원만 가지고 있고 또 천지신명(天地神明)과 선왕(先王)의 영령(英靈)이 함께하는 큰 노여움이 있으며또한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바야흐로 왕성하게 끓어올라 앞 다투어 만 번이라도 죽을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이에 의를 헤아리고 형세에 의지하여 과감히 의병을 일으키게 되었으니돌아보건대 어찌 작은 역량으로 이것을 감당할 수 있었겠습니까이를 통하여 온 나라에 충()()()()을 격렬하게 일으켜서 참으로 능력 있고 행함이 있는 사람들의 땅으로 만들고자 하였으니대체로 어리석고 미련한 저의 마음 씀은 곧 우리나라를 부지하고 우리 임금을 구원하는 것을 기약하여서 만고 천하에 없을 수 없는 것으로 하여금 끝내 없어지는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게 하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하늘이 재앙 내린 것을 뉘우치지 않고 자신도 정성을 다하지 못하여서 일이 마침내 크게 잘못되었습니다지극히 원통하고 극도로 비통함은 오히려 죽은 친구를 따라 죽지 못하고서 다른 여지(餘地)가 있을까 도모한 것이었으니진실로 또한 어리석고 미련함이 심하였습니다서토(西土)지방에서 재기할 것을 꾀하였으나 형세가 매우 급박하여 어찌 할 수가 없었고 청()나라에 원군(援軍)을 요청하고자 하였으나 의리(義理)로 보아 정결하지 않음을 깨달아 그만두고 마침내 여기 요동(遼東우리나라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에 와서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장차 이곳에서 근본 터전을 세우고흘러가는 시간을 벌어 그 기력(氣力)을 길러서 반드시 원수를 갚고 부흥하는 일이 있게 하여당초에 의병을 일으켰던 주된 뜻을 조금이나마 펴고 아울러 죽은 친구들이 눈을 감지 못한 한을 위로하고자 합니다이렇게 할 수 없다면이곳에서 밭 갈고 이곳에서 책 읽으며옷도 우리의 것으로 입고 머리도 우리 방식으로 하고서 동지들을 따라 한 귀퉁이를 보존하여 바다를 건너온 처음 뜻을 이룰 것입니다이는 부득이할 때 이와 같이 할 뿐 만의 하나라도 뜻밖의 일이 생겨 화하의 자취를 끝내 한 귀퉁이에서도 보존할 수 없게 된다면인석이 비록 어리석고 둔하지만 어찌 구차스럽게 칠 척(七尺되는 이 한 몸만 벗어나려 하겠습니까반드시 스스로 때를 좇아 의()에 처하는 도리가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이 화하의 일맥(一脉)을 하늘이 어찌 영원히 없애고자 하시겠습니까제가 기원하는 바는바라건대 혹 하늘이 우리 임금을 인도하여우리나라를 지탱하여 옛날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게 하고여기서 더 나아가 중원(中原)에서 큰 성현과 참 영웅을 배출하여 더러운 놈들을 깨끗이 쓸어버리고 화하를 빛나게 회복하여남은 인생으로 하여금 천하가 맑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슬픕니다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聞變之初 卽與士友議得處變三事 曰擧義而掃淸也 去之而守舊也 自靖而遂志也 然衆皆謂不可掃淸而後去守 不可去守而後自靖 自靖固極安靜光潔 處身盡道 無復餘憾 而不及其他矣 麟錫方量分度力 爲去守之計 盖將携手同志 浮海入遼 相與奉持所聞於師友 所受於父祖者 而不失其華夏樣子 雖加一日 猶愈於已也 旣而諸士友爲義擧 而要麟錫主其事 麟錫旣力量不及 又方居母喪 以是固辭 諸士友力言輕重所在 而且有事形不得已處 不免泣而從之 嗚呼慟矣 是豈人理之所有耶 變中之變 而罔極之又罔極也 自知其罪難容於天地也 蓋麟錫之主意以爲萬古華夏禮義之人道 不可無於天地之間 一天之下 華夏禮義之邦 吾國而已華夏禮義之主 吾 君而已 吾國吾 君而不扶不救 則斯其不可無者 永絶而已 凡生是國而人其身者 無貴賤大小而有其責矣 且吾 君誤聽亂賊之言 許其所謂開化 而及至今日 慘禍勒辱 則宜亦憤痛悔恨 雖力無奈 而自有復雪之深願 又有天地神明 先王英靈之所同赫怒 又八路億萬人衆 方且崢嶸沸騰 爭出萬死之心矣 於是裁義因勢 敢爲之倡 顧豈有一毫力量之可當於是哉 欲因此以爲激起一國忠義智勇 眞箇有能有爲者之地 而盖其愚癡之爲心 則期扶吾國 期救吾 君 使萬古天下不可無者 不至終無也 天不悔禍 已不盡誠 事乃大繆 至寃極慟 猶不隨死友死而圖有餘地 誠亦愚癡之甚也 謀再起西土 而勢迫不能得 欲請援淸國 而覺義未精而遂止 乃就此遼界我人之居而留焉 蓋將於此立得根基 積以歲月 養其氣力 必欲有事於報雪興復 粗伸當初擧義之主意 兼慰死友不瞑之恨 此不得則耕斯讀斯 衣吾髮吾 隨同志而保一隅 得遂浮海之初心 此其不得已而如斯而已矣 萬一事有不測 至使華夏形影 終不得一隅之保 則麟錫雖愚頑 豈肯苟免七尺之軀而已哉 必自有隨時處義之道矣 然此華夏一脉 天豈欲永無乎哉 區區所祝 庶或天誘吾 君而扶吾國 得復舊日樣子 進乎此則中原出得大聖贒眞英䧺 汛掃腥羶 光復華夏 使殘生得見天下之淸也 嗚呼噫矣 是可有之否乎

 

 『의암집』24, 의를 지키는 의체(義諦)를 나라 안의 사우에게 통고하는 글」 중에서

대저 우리가 대의(大義)를 무기로 하고 무리의 마음을 흐트러지게 하지 않는다면 저 원수인 오랑캐와 난적들이 비록 강하고 사납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해칠 수는 없을 것이며우리의 정기(正氣)는 우주 사이에 널리 왕성하게 소생할 것입니다설령 저 승냥이와 이리가 어둡고 우둔하며 진실성이 없어 해침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또한 의를 따라 죽어서 영원히 만세 천하에 하소연할 수 있으니다시 어찌 서운해 하겠습니까?

夫我大義以仗 衆心齊一 彼讎夷亂賊 雖曰强悍 必不得犯 而我之正氣回蘇張旺於宇宙之間矣 設彼豺狼 冥頑不諒而有犯 我且殉義 永有辭於萬世天下 復何憾焉

 

 『의암집』25, 각도(各道)의 창의소(倡義所)에 드리는 글」 중에서

대체로 보건대 지금의 거의(擧義)에서 최상은 온 나라가 모두 다 일어나는 것이며 모두 다 일어나면 곧 일은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만일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차선으로는 오래도록 버티는 것입니다오래 버티게 되면 곧 저절로 중요한 기틀이 생길 것입니다지구전(持久戰)에서 중요한 것은사졸(士卒)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는 것입니다이와 같이 하면 소모되는 것은 적고 힘은 실하게 될 것입니다.

大抵今擧義 太上一國盡起 盡起則事可快濟 如其不然 其次持久 持久則自然生機括 要持久 士卒貴擇精健 如此所費少而爲力實 諸執事以爲如何 麟錫謹白

 

 『의암집』27, 잡록(雜錄)」 중에서

을미년 11월 김홍집(金弘集등 여러 역적들이 삭발(削髮)을 강제로 시행하자 인석(麟錫)은 자주 사우(士友)와 모여서 변고에 처하는 세 가지 일을 논의하였으니하나는 의병을 일으켜 적을 깨끗이 쓸어내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나라를 떠나 옛 것을 지켜내는 것이며다른 하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바른 뜻을 이루는 것 등이었다어떤 이가동일한 변고에 대처함에 마땅히 하나의 길이 있어야 한다지금 세 방식을 말하니 각기하면 누가 일을 하겠는가일에는 반드시 우열(優劣)이 있는 것인데 그 누가 우월하지 않은 일을 하겠는가?”라고 말하였다인석이 세 가지 일이 모두 정당하며 우열은 없다사람의 처지가 다르니 각각의 방식을 행하는 것이다옛날 미자(微子)기자(箕子)비간(比干)은 각각 그 처지에 따라 대처하였으니 그 일이 모두 함께 인()으로 돌아갔다.”라고 답하였다.

누군가가 정당(正當)하면서 우열이 없다 함은 무슨 뜻입니까?”라고 묻자인석이 삼사(三事)가 비록 다르지만 유학(儒學)의 도()를 위한 것일 따름이며 우리 몸을 고결하게 하려 함일 뿐이다무릇 우리 유학의 도가 지극히 위대하고 몸은 귀중하니 도()가 끝나려 하는데 몸이 도와 함께 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에 스스로 자결하여 뜻을 지킴이 정당하고도가 없어지려는 것을 참지 못해 몸이 도와 함께 보존하기를 도모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에 떠나가서 옛 것을 지킴을 말하는 것이니 이도 정당하며도는 동포와 함께 얻는 것이라서 몸이 도와 함께 보존되기를 도모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에 거병(擧兵)하여 깨끗이 함을 말하는 것 또한 정당하다.”라고 대답하였다또 묻기를 자결하여 뜻을 이룸이 실로 정당하지만 몸과 도()가 끝나면 즉 몸은 참으로 깨끗하여지나 도가 영영 끊어지는데 괜찮겠습니까?”라고 하였다유학의 도가 크니 내 몸을 깨끗이 하고 도의 바름을 얻기 위하여 끝내고자 함이니몸이 깨끗하고 도가 바르게 되어 만세(萬歲)에 바름을 확립한다면 실제로는 도는 부지(扶持)되어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나라를 떠나 옛 법을 지키는 것이 진실로 정당하지만 천하가 모두 오랑캐로 누추하니 우리 유학의 도()를 지킬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인석이 옛 것을 지킬 수 없는 곳에 있음으로 진정으로 지켜낼 수 있는 것이다옛날 공자께서도 동방 오랑캐 땅에 사시며 도()를 행하고자 하셨으니, 오늘 도를 지키기 위해 누추함에 거하는 것이 어찌 해가 되겠는가공자께서 본디 거처하였던 곳은 노()(등 화하(華夏)의 지역이었으나 저 오랑캐에게 도를 행하고자 하셨거늘지금 금수(禽獸)로 떨어지는 재앙을 만났으면서 유독 야만스럽고 누추한 곳이라고 도를 지킬 수 없겠는가?”라고 대답하였다의병(義兵)을 일으켜 깨끗이 쓸어내는 것 또한 정당하지만 거의하여 깨끗이 쓸어냄이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또 글을 읽으며 도를 지키던 유생(儒生)이 어떻게 제 자리를 떠나 국사(國史)에 간여하여 스스로 난적(亂賊)과 오랑캐 토벌을 자임(自任)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자인석이 국가의 존망과 안위에 대해서는 벼슬하지 않은 선비도 말할 수 있으니 지위를 벗어남도 아니고난적은 사람마다 벨 수 있다함은 춘추(春秋)의 대의(大義)이니 지위를 벗어난 것도 아니다하물며 오늘날의 사태는 나라가 망하려 할 뿐만 아니라 도가 곧 망하려하니 도의 수호는 곧 선비의 임무이다선비가 도를 구하고자 이렇게 하는 것이니 본연의 자리를 떠난 것이 아니다.

乙未十一月 弘集諸賊行勒削 麟錫亟會士友 議處變三事 曰擧義掃淸 曰去之守舊 曰自靖遂志 或曰 處一變也 宜一道 今三事焉 誰使各事 事必優劣焉 誰則爲不優 麟錫曰 三事皆正當 無優劣也 人之處地不同 可各事也 昔微子箕子比干各以其地有事 其事同歸於仁 曰正當無優劣也如何 曰三事雖異事 爲斯道而已矣 歸潔其身而已矣 夫斯道至大 身至重 道之將終 不可以不身與之俱終 故曰自靖遂志 是正當也 道之不忍將喪 不可以不身與之圖存 故曰去之守舊 是正當也 道之同胞共得 不可以不身與之偕保 故曰擧義掃淸 是正當也 曰自靖遂志 誠正當 身與道終則身固自潔 道乃永絶可乎 曰斯道之大 以吾身潔而將終之得正 身潔道正 立正萬世 實則扶持道 不爲絶也 曰去之守舊 誠正當 天下皆夷陋 陋可守吾之道乎 曰有不得守也 苟可得守也 昔孔子欲居九夷而行道 今爲守道而居陋何害 孔子所居魯衛華夏之地 而欲行道於彼 今所遭爲禽爲獸之禍 而獨不可守道於夷陋之地乎 曰擧義掃淸 誠亦正當 擧義而掃淸 不可必得 且讀書守道之儒者 豈可出位干國事 自任討亂賊醜夷乎 曰國家存亡安危 韋布可言之 非出位也 亂賊人人誅之 春秋義也 非出位也 况今日之事 非特國亡道乃亡也 道乃儒者之任也 儒者救道而爲此 非出位也

 

 『의암집』29, 산언(散言)」 중에서

혹자(或者)가 말하길 을미의 거의[乙未擧義]는 권()이다()은 성인(聖人)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데 사람이라면 모두 사용할 수 있는가.”라고 하였다거의(擧義)는 권()이 아니다처음에는 나 역시 권이 아니라고 여기지 않았는데후에 다시 더욱더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무릇 권()이라는 것은 경()에 어긋나지만 그 마땅함을 얻는 것이다예컨대 탕왕(湯王)무왕(武王)이 병사를 일으킨 것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탕무(湯武)는 신하로서 군주를 쳤기 때문에 그들이 의()를 얻은 것을 권()이라 한다만약 의병(義兵)이라면 군주를 위하여 사람마다 죽일 난적(亂賊)들을 죽여야 한다이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