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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맥국 연구에 대한 몇가지 제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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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일은 지명으로 맥국 찾아가기14)에서 춘천지역을 포함하여 맥국과 관련한 고지도와 전설 그리고 지명을 종합적으로 조사하여 정리하였다. 고지도의 경우 신증동국여지승람, 조선팔도지도, 동여도, 동역도 등을 검토하였고, 우두산·아침못·용화산·발산리 맥국 터·삼악산과 태기산 등에 전해지는 구비설화를 정리하였다. 그리고 발산리를 비롯하여 8개 지역의 지명은 현지조사를 통하여 실증하고자 하였는데 맥국 관련 전설지명은 제보자들의 보고와 지명의 언어분석 등을 종합하여 18개 지명을 추출하였고 29개의 간접지명과 미확인 6개 지명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자료를 종합한 결과 춘천에서 맥국의 흔적은 사실(史實)에 가깝다고 조사결과를 밝히고 있다.

홍성익은 맥국과 맥국 인장 진솔선맥백장동인의 검토15)에서 상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맥국인장을 제시하면서 이 인장이 비록 상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중종실록은 후대의 자료이지만 이에 의하면 춘천에서 맥국의 인장을 얻었다는 기록을 견주어 이를 신빙할 수 있다면 춘천의 맥국을 증명하는 고고자료가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최근 허준구에 의하여 특강으로 발표된 문헌으로 살펴 본 맥국의 실체16)에서 그간 예와 맥을 언급한 중국 사서를 원전과 대조하고 기왕에 발표된 연구 성과물과도 비교하여 새롭게 예와 맥을 인식하도록 하는 성과를 내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로 맥국은 연구되었다. 앞서 소개한 연구물에서 사료의 지나친 확대 해석이나 구술 채록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하여도 맥국의 실재 여부는 춘천의 정체성 확립에도 중요한 문제이므로 신중하면서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 과정에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강원지역의 대표적 고대국가로 주목받는 맥국과 예국에 대한 연구는 문헌사료의 정리가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김택균과 김용백 등에 의하여 많은 문헌적 자료가 집적되었지만 이를 하나의 자료집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중국과 한국에서 발간된 다양한 사료들을 집대성하여 이에 대한 사료비판이 이루어진 연후에 보다 진보된 해석을 바탕으로 문헌에 등장하는 맥과 맥국이 연구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사료집성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자간의 사료인용에 차이가 있고 해석의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백산자료원에서 예맥 사료집성 및 역주17)라는 연구서가 출간되었지만 중국측에서 연구된 예맥 관련 저서 및 논문 자료들에 대한 집대성과 번역 및 해제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춘천을 중심으로 조사된 고고학적 자료에 대한 집대성이 필요하다. 여러 발굴조사기관이 각기 조사한 보고서가 발간되고 있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분류하고 취합하여 분석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사된 유적별 위치, 면적, 유구와 유물의 개체수와 성격의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이렇게 분류된 연구 대상물들을 시기별, 성격별로 분류하고 밀집도를 정리하는 작업을 통하여 과연 맥국의 존재와 유적, 유물을 어떻게 연결하여 해석할 것인지를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맥국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연구자의 견해에는 각기 국가발전단계라는 논리를 바탕으로 맥국의 성격을 다양하게 파악하고 있지만 가탐이 기록한 맥국이 존재했다고 보는 시기에 대해 한국사에서의 보편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국가체의 형성시기와 문화변동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 원삼국기를 전후한 시기에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소국(小國)단계와 춘천의 맥국과의 상관성 속에서 연구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한다. 또한 종족과 국가라는 관계에서, 두가지 예를 들어 보고자 한다. 하나는 발해의 종족 구성과 한국사의 편입 문제이고 또하나는 후삼국의 분열 문제이다. 발해는 대조영을 정점으로 하는 지배층의 고구려 유민과 말갈계의 피지배층을 들어 발해를 한국사의 일부로 어렵게 편입하고 있다. 이는 피지배층인 말갈족은 한민족(韓民族)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갈족이 고구려 당시에는 없던 종족이었다가 고구려가 멸망하면서 갑자기 등장하는 종족도 아니고 고구려 고토(故土)의 이방(異邦)에서 유입된 종족도 아닌데 왜 말갈족을 고구려의 종족으로 이해하지 않으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쉽게 말하면 말갈족은 고구려가 존속하였을 때 고구려국(高句麗國)을 구성했던 종족의 일부일 뿐이다. 따라서 피지배층을 구성했던 말갈족을 고구려 종족이 아닌 다른 종족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고구려를 구성했던 여러 종족 중의 하나로 역사적 인식을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또 하나는 통일신라가 분열될 때, 궁예의 후고구려와 견훤의 후백제는 비록 동일한 한민족이었지만 각기 다른 국가체로 분열되었고 이는 다시 고려라는 새로운 나라로 통일되었다. 그리고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은 후백제 지역에서 출생한 인물이 아니라 경북 문경 출신이며 고구려의 재건을 꿈꾸었던 궁예 역시 고구려 지역에서 출생한 인물이 아니라 경주에서 태어난 왕족이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맥국을 바라본다면 맥국이 존재했던 시기로 판단되는 기원전후기의 문화상이 강릉을 중심으로 하는 동해안과 춘천을 중심으로 하는 춘천지역이 유사하다고 하여 춘천을 동예의 문화가 전파된 것으로 보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반도의 여러 국가체를 구성하였던 소국과 그 구성원을 별개의 종족으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인은 다양성을 지닌 여러 종족들이 존재했다는 하는 종족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맥국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맥국 고유의 문화를 밝혀 낼 고고학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극복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눈 앞에 있는 고고학적 자료를 우리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 그 자료가 없거나 앞으로 찾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맥국의 존립시기가 단기간이었거나 강성하지 못한 탓에 그들 나름의 독창적인 문화를 갖추지 못하고 주변 문화와 혼재되어 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둔다면 맥국에 대한 시각을 다르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는 원삼국시기에 수십 개에 달했던 소국들이 대체로 독자적인 문화상을 갖고 있지 못한다는 사실에서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맥국이라는 존재는 고대 정치체계를 완전하게 갖추지 못하는 그런 고대의 여러 소국(小國) 가운데 하나라고 이해한다면 우리 정사(正史) 기록인 삼국사기에 나타나는 집단의 존재를 굳이 부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또 춘천이 여러 기록에서 그 중심지로 이해되어 왔기 때문에 춘천이 그 중심지일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논의하는 것 자체가 학술적으로 바람직하기에 여러 시각에서 자료를 치밀하게 검토하는 연구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넷째, 지속적으로 연구자간에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2005~2006년 사이에 춘천시의 지원으로 강원향토문화연구회에서는 이와 관련된 학술행사를 2회에 걸쳐 개최하고 연구논문들을 단행본으로 발간한 바 있다. 그 성과가 학술적으로 얼마나 큰 것인가는 논외로 하더라도 그러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연구가 활성화되고, 학술적 심도가 깊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춘천 맥국설에 대한 학술적 정리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으로 맥국에 대한 주요 연구자의 논문을 간단히 살펴보고, 앞으로 맥국 연구에 있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가지 문제를 제시하여 보았다. 춘천지역 고대사의 정체성을 파악하는데 맥국의 정치체 그리고 그들이 향유했던 문화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더 적극적인 사료의 집성, 연구자 간의 활발한 토론, 맥국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맥국 연구가 문헌, 고고학에 관한 자료 수집과 연구자간의 견해를 종합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때 춘천지역의 고대문화의 정체성은 파악되리라 기대된다. 

 

 

 

 

 

 

 

14) 손주일, 지명으로 맥국 찾아가기, 『춘주문화』28, 춘천문화원, 2013.

15) 홍성익, 맥국과 맥국 인장 진솔선맥백장銅印의 검토, 춘주문화』​28, 춘천문화원, 2013.

16) 허준구, 문헌으로 살펴 본 맥국의 실체, ()춘천역사문화연구회에서 2018423일 춘천문화원에서 개최한 제67. 미발표 원고.

17) 윤용구 외, 『예맥 사료집성 및 역주, 백산자료원, 2012.